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포용금융 속도
“비용 부담 과도”…공동기금 대안도
금융안정계정 재추진, 위기대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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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하반기 국회 원 구성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를 뒷받침하는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를 비롯해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 금융안정계정 도입 등이 줄줄이 입법 대기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회사 책임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관련 법률안 5건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지만, 상반기 법안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한 건에 그쳤다. 이에 포용금융 확대와 소비자 보호, 금융안정 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나머지 법안들이 하반기 국회의 핵심 입법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반기 금융 입법의 첫 단추는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 내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신설하고 출연 의무의 유효기간(10월 8일)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재원을 확보하는 핵심 입법 과제로 꼽힌다. 여당은 내년 1월 기금 출범을 위해서는 예산 반영 전인 오는 8월까지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여당은 최근 국회에 제출된 연구용역에서도 저신용·저소득층 금융 접근성 확대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정부의 대위변제 부담 증가보다 크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입법 명분도 확보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야당은 금융권 출연 부담과 정부 보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4월 금융회사 출연요율은 0.06%에서 0.1%로 인상한 바 있다. 올해 출연금 규모는 약 38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45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법안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를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다. 현재 국회에는 강준현·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금융회사의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상 한도는 최대 5000만원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피싱 범죄에 대한 금융권 책임성 강화와 피해자의 실효성 있는 구제를 위한 무과실 책임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반면 금융권은 피해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회사에만 비용 부담을 집중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보상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적용할 경우 금융권 전체의 연간 배상 부담이 약 28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입법 논의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통신업계, 정부가 공동으로 재원을 조성하는 기금 방식이 대안으로 검토될지도 관심사다. 또 정무위도 지난 3월 검토보고서를 통해 자기책임 원칙 훼손과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당국이 4년째 추진 중인 금융안정계정 도입도 하반기 재추진될 전망이다. 금융안정계정은 정상 영업 중인 금융회사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경우 채무보증과 자본 확충 등을 지원해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제도다. 부실이 현실화한 금융회사에만 예금보험공사 기금이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위기 징후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간 국회에선 예보기금 소진 가능성과 도덕적 해이 등을 이유로 논의가 장기간 표류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예보는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선제 위기 대응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성식 예보 사장은 지난 1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위기 발생 이전 효과적 자금지원을 통해 부실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금융안정계정’, 뱅크런 등 상황에서 계약이전 등 행정처분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신속정리제도 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촉구했다.
유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