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 수익률, 소액 투자자의 2배 이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순매수 상위
코스피200 2배 레버리지 상품도 집중 매수
소액계좌, SOXS 등 3배 인버스로 희비 엇갈려
![]() |
| [챗GPT를 활용해 제작] |
증권 계좌에 10억원 이상 잔고를 가진 60대 이상 고액 투자자 계좌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대세는 역시나 반도체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를 순매수 상위권에 올리며 일관되게 반도체 상승에 강하게 베팅했다.
흥미로운 건 수익률이다. 고액 계좌일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60대 이상 고객 증권계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최근까지 ‘10억원 이상’ 고액 계좌 수익률은 연령대(60·70·80대)에 따라 69.5~80.7%를 기록했다. 100만~5000만원 미만의 소액 계좌는 같은 수익률이 28.2~29.0%에 머물렀다. 연초 이후 상승장에서 고액 계좌 수익률이 소액 계좌의 2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기간을 넓히면 수익률은 더 커졌다. 2023년 초부터 올해 5월 말까지 10억원 이상 계좌 수익률은 연령대별로 190.4~196.3%에 달했다. 같은 기간 100만~5000만원 미만 계좌 수익률은 71.3~76.3%였다.
![]() |
▶고령층 고액 자산가, 일관된 반도체 투자 사랑=보유주식 상위권에서 먼저 확인되는 공통분모는 반도체다. 국내 보유주식 1·2위는 모든 잔고 구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해외 보유주식 1·2위도 모든 잔고 구간에서 테슬라와 엔비디아였다.
10억원 이상 계좌의 연초 이후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 2위는 삼성전자였다. 해외 순매수 1위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전체 4위)였다. 특히 상위 보유 상장지수펀드(ETF) 랭킹 1위에도 코스피200 2배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레버리지가 올라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 개별 투자와 함께 코스피 주도주 상승에 더 확실하게 투자했다.
10억원 이상 계좌의 올해 해외 ETF 순매수 1위도 메모리 반도체 테마 상품인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였다. 해당 상품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에 집중 투자한다. 개별 종목으로도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을 담고 ETF에서 메모리 사이클에 투자하는 상품까지 담은 셈이다.
소액 계좌에서는 상승· 하락으로 엇갈린 투자 방향성이 나타났다. 100만~5000만원 미만 계좌의 올해 해외 순매수 1위는 미국 반도체 3배 인버스 ETF인 SOXS였다. SOXS는 미국 반도체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같은 반도체 테마 안에서도 고액 계좌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담은 반면, 소액 계좌는 하락 방향 상품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 |
▶10억 이상 고액가도 대거 투자한 마이크론, ‘어닝 서프’까지 호재=10억원 이상 계좌에서 올해 전체 순매수 4위에 오른 마이크론도 요즘 대세로 주목된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메모리 사이클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앞세워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강세로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며 “AI 시대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를 실적과 전망 양측에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 호실적은 고액 계좌가 보유·순매수 상위권에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 업체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회복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메모리 사이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도 번졌다.
메모리 업황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두고 “본격적인 메모리 장기계약 시대”라며 “메모리 시장 수급은 2027년 이후까지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형 장기계약은 가격 하한선과 상한선을 둔 구조라 메모리 가격이 흔들려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SK하이닉스, ADR 추진 호재…삼성전자는 주주환원 기대=고액 계좌의 반도체 베팅은 최근 증권가의 시각과도 맞물린다. 마이크론 실적은 메모리 사이클 회복 기대를 키웠고, SK하이닉스는 ADR 발행 추진을 통한 글로벌 ETF 수급 기대가 붙었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환원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동시에 거론된다.
10억원 이상 계좌의 전체 순매수 1위이자 국내 순매수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추진으로 미국 ETF와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SMH·SOXX 등 미국 반도체 ETF와 QQQ 등 나스닥 지수 추종 ETF의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 ETF에서 최대 3억4000만달러, 나스닥 지수 추종 ETF에서 최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관측이 나오며 주주환원 기대가 부각됐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IT하드웨어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ETF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대형주 집중형 ETF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ETF 수급 쏠림이 강화될수록 시장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