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40%·갭투자 막아 단기 안정 가능
‘집값 급등→뒷북 규제’ 풍선효과 우려
“반도체호황 등 실수요 유입 막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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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반도체 특수로 인한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풍선효과가 겹쳐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치솟자 규제 지역을 넓히는 처방을 쓰는 것이다. 사진은 구리 역세권 일대의 전경. [헤럴드 DB] |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10·15 부동산 대책에 이어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최근 이들 지역에서의 아파트값 급등세가 나타나자 갭투자(세 끼고 매매)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을 차단해 주택 시장 안정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서 서울 전역 및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로 묶자, 이들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처럼 시장에선 이 같은 ‘핀셋 규제’가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단계적인 부동산 규제 확대가 결국 전국 집값 과열로 이어졌던 경험이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호재 입고 집값 오른 동탄·기흥·구리…당장 내일부터 대출한도 줄어=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는 당장 오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무주택자가 집을 살 때 주택담보비율(LTV)이 40%로 제한된다. 또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토지거래허가 이후 4개월 내 잔금·2개월 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이번 신규 지정은 최근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조치다. 세 지역은 지난해까지 집값이 잘 오르지 않아 10·15 부동산 대책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 상승 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의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111.38·104.7·106.43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접한 동탄은 올해 들어 11.38%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리시와 용인시 기흥구는 같은 기간 7.87%·6.21% 올랐다.
동탄구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의 수억원대 성과급,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교통망 확충 등 굵직한 호재를 등에 업고 집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0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의 투자 수요도 일부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 인근의 대장 아파트 동탄역롯데캐슬 84㎡(전용면적) 타입은 지난해 대책 발표 전인 9월까지만 해도 15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초 반도체 호황이 가시화되자 2월 19억원까지 실거래가가 튀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20억원을 돌파하더니, 6월에는 22억2500만원 신고가를 썼다.
용인시 기흥구와 구리도 지난해 10월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다. 기흥의 경우 반도체 산업 호재로 인한 일자리 증가가 예상되며 올 초 14억원에 거래되던 보정동 대림2차 아파트 164㎡가 16억1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실수요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구리의 경우 ‘잠실 15분’이라는 입지에 힘 입어 힐스테이트구리역 등 대장 아파트 국민평형(84㎡)이 14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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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또 ‘핀셋규제’ 이어가나=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 대한 삼중 규제가 단기적인 집값 안정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은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당장 집값의 70%까지 나오던 대출이 40%로 제한되고, 또 세를 낀 집은 매매할 수 없어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청약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할 수 있다”며 “규제 직후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며 가격 상승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을 콕 짚어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핀셋 규제’가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집값이 오를 때마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지정하면, 규제를 피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실수요자의 ‘패닉 바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렇게 되면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움직일 때마다 또 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규제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보다는 그저 ‘따라다니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시장에는 언제든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매수하고자 하는 지역이 언제 규제지역에 포함될지 모르니 더 조급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7년~2021년 5년간 총 26번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서울 25개구, 과천·세종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광명·하남, 구리·안양 동안구, 대전·청주 등까지 확대하는 등 핀셋규제를 이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이미 실수요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개편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정부의 삼중규제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반도체 호황, 교통망 확충, 택지개발 같은 근본적인 호재는 여전히 살아있어 규제가 들어간다고 해 실수요 유입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지역 자체의 호재까지 없애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승희·윤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