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인도 첸나이가 이끄는 제조업 선순환


인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이자 차세대 제조업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도 제조업의 미래를 읽기 위해서는 남부 타밀나두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는 주도인 첸나이가 있다. 첸나이는 자동차, 전자, 조선 등 타밀나두주 전역에서 진행되는 제조업 고도화와 산업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도시다.

첸나이는 30년 전 현대자동차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이 집결하며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 클러스터로 성장했다. 인도 승용차 수출은 2022년(이하 회계연도 기준) 57만대에서 2026년 90만대를 돌파하며 4년간 약 57% 증가했다. 내수 판매도 2026년 464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처럼 첸나이를 중심으로 한 타밀나두 제조 벨트는 인도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됐다.

그러나 첸나이는 더 이상 자동차만 생산하는 도시가 아니다. 전기차 전환으로 수십 년간 축적된 기계·부품 제조 인프라 위에 글로벌 전자 공급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6년 전 폭스콘이 인도에서 처음 아이폰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26년 인도 아이폰 생산액은 약 250억달러로 지난 5년 누적 생산액(700억달러)의 약 36%를 차지했다.

아울러 최근 타타그룹이 아이폰 생산 확대를 위해 페가트론의 첸나이 공장을 인수하며 애플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 부상했다. 이는 인도가 단순 조립기지를 넘어 전자산업 생태계 구축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개별 산업의 성장보다 산업 간 연결성이다. 자동차 산업이 축적한 제조 인프라와 공급망이 전자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산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산업은 용접, 금속가공, 자동화 제어, 전장 시스템 등 자동차·전자산업과 공통 기반을 공유하여 기존 제조 클러스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2047년까지 글로벌 해양 강국 및 물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2047 글로벌 해양 강국 비전’을 수립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타밀나두 주정부 역시 ‘2026 조선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며 관련 인프라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전기차, 전자산업으로 확장된 제조 생태계가 이제 조선산업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개별 산업 중심의 생산기지를 넘어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융복합 제조업 허브’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오늘날 첸나이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스마트폰을 조립하며, 미래의 선박 건조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첸나이를 중심으로 구축된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제조 생태계는 산업 간 융합과 공급망 연계를 기반으로 인도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강다길 코트라 첸나이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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