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 사람 변덕에 휘둘리는 한국축구, 100년 비전 갖고 함께 일하는 일본 교훈 삼아야”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하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찾은 팬들이 항의 현수막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으로 홍명보 전 감독이 거세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축구 종가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한국의 축구 현실을 꼬집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끈다. BBC는 특히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역전’됐다면서, 한국 축구가 일본을 교훈 삼아 대변혁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는 30일(한국 시간) ‘월드컵 탈락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World Cup exit leaves South Korean football in crisi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년 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점을 짚었다.

BBC는 “2024년 7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약 1년 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처럼) 통상적인 채용 절차를 벗어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협회에 대한 조사 뒤 정 회장과 주요 인사들에 대한 자격 정지 징계를 권고했다”며 “그럼에도 정 회장은 법원 판결로 출마해 4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와 깊고 오랜 인연이 있는 현대가(家) 기업을 소유한 정 회장은 지난 달 월드컵 이후 사퇴를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특히 BBC는 영원한 라이벌인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역전’됐다고 분석해 눈길을 끈다.

BBC는 “한국은 1983년 아시아 최초의 프로 축구 K리그를 출범했는데 일본 J리그 보다 10년 앞서 있었고, 아시아 클럽 대회에서 지배적이었다”며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 한국은 정 회장 재임기간 분명히 일본에 뒤처져 있었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최근 평가전에서 한일 축구의 역전 상황이 극명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국은 브라질과 홈 평가전에서 0대 5로 대패를 당한 반면, 알본은 도쿄에서 브라질을 3대 2로 눌렀다. 올 3월에도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대 4로 대패한 데 비해, 일본은 영국 축구의 심장 웸블리에서 1대 0 승리로 잉글랜드를 꺾은 최초의 아시아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BBC는 “서울의 혼란은 도쿄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과 대조를 보인다”며 “한국 축구가 일본을 교훈 삼아 대변혁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컨데, J리그 팀들은 아시아 대회에서 꾸준히 K리그 라이벌들을 능가하며 더 많은 인재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숙적을 모델로 삼는 것은 한국에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감독도 없고 협회장도 없는 가운데 분노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실패한 아시아 강국을 위해 월드컵의 고통을 전환점으로 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모든 사람이 함께 일하는 100년 비전을 가진 반면 한국은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한 사람의 변덕에 따라 감독이 선임되고 있다”는 한 축구 팬이 SNS에 남긴 문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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