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전력 사용량 지표 동반 하락
산단별 구조개편 논의 연말께나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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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국가산단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1년 만에 종사자 4000여명이 일터를 떠났고, 가동률 또한 80%대 초반까지 줄었다. 사진은 석유화학산업 불황 여파에 흔들리고 있는 여수산단 모습. [연합] |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국가산단의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악화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불과 1년 만에 종사자 4000여명이 일터를 떠났고, 산단 가동률 또한 80%대 초반까지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역 산업용 전력 사용량과 출항 화물량마저 일제히 급감하며 전례 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석화업계 전반적으로는 사업 재편과 설비 감축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결론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여수산단 2분기 고용 인원·가동률 나란히 하락=3일 여수상공회의소가 최근 공개한 ‘2026년 1분기 여수지역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수국가산단의 고용 인원은 2만645명으로 전년 동기(2만4686명)과 비교해 약 16.4% 감소했다. 불과 1년새 4000명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전분기(2만820명)와 비교하면 0.8% 감소했다.
석화업계는 감산과 통폐합을 이어가는 와중에 올해 들어선 중동 전쟁 이슈까지 겹치며 가동 차질도 이어진 바 있다. 실제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자 LG화학의 경우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멈추고,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전체 생산시설 가동 중단을 3주가량 앞당긴 바 있다. 이런 상황들이 맞물리며 여수산단 가동률은 2022년에는 90%를 넘었지만, 올해 1분기는 82.4%까지 하락했다. 전분기(87.9%)와 비교하면 5.5%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며, 1년 전과 비교하면 0.9%포인트 올랐다.
여수지역 출항 화물도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 정제품·역청유·석유 출항 실적은 올해 1분기 891만6399R/T(운임톤)로 전년 동기 대비 5.2%, 전분기 대비 1% 각각 감소했다. 여수시 산업용 전력 사용량 또한 1분기 303만5018메가와트시(MWh)로 1년 전과 비교해 17.3%, 전분기 대비로는 7.3% 각각 줄었다.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것이 산업용 전력 사용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여수상공회의소가 6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결과, 종합 BSI는 61.8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54.9)보다 6.9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치 100에는 한참 못 미쳐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석유화학 연관 업종은 3분기 제품가격 상승과 일부 설비 정상화 기대가 반영됐음에도, 중국 중심의 대규모증설과 범용 제품 공급과잉 등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며 60.5에 그쳤다.
▶중동 전쟁에 발목…더딘 석화 사업재편=한편 석화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중동 정세 안정으로 유가와 제품가격이 떨어지며 전쟁 중 급등한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 원가를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역래깅’ 효과가 수익성을 더 압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주요 산단별 최종 협의는 당초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 지난해 NCC 시설을 보유한 10개 석화기업들은 최대 370만톤(t) 규모의 시설 감축을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에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산 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1호 구조개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아 오는 9월 합작법인 출범 예정이다. 대산 1호 NCC 통합에 따라 연간 110만톤 감축이 예정돼 있다. 여수산단에서는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이 정부에 구조개편 최종안을 제출한 상태다. 해당 업체 간 여수 설비 조정에 따라서는 약 140만톤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 여수산단 내 LG화학과 GS칼텍스, 울산산단 내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간 에틸렌 감축 방안 협의는 업체 간 이견 등으로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인력 조정과 설비 통합, 감산 비율 등 각사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다. 아울러 에쓰오일의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 사업 ‘샤힌 프로젝트’도 변수로 여겨진다. 현재 샤힌 프로젝트는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말 상업가동이 예상된다. 아울러 하반기부터 중국 석화업체들은 대규모 설비 증설이 본격화해 공급 과잉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사업 재편 지원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기업은 산업통상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생산량 감축이나 설비 가동률 조정 등에 관한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
또한 사업재편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교환도 허용됐다. 아울러 당초 정부가 최종 사업재편계획안 제출 시기로 언급한 1분기가 훌쩍 넘어선 데다 중동 사태가 일단 진정 국면인 만큼,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원료 공급 안정이 최대 현안이 되며 구조 개편은 밀렸던 분위기”라며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어떤식으로든 산단별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은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