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부터 美까지 발칵 뒤집어놓고…中 “전략미사일, 아태 평화보장”

中 관영지, 발사 사전 통보 강조하며 “강대국 책임감”
日부터 호주, 대만, 美 등 규탄…군비 통제 논의 참여 요구 거세져
대만서는 “美와 공동방위 장애 초래할 수도”

중국 군이 지난 6일 태평양 공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면서 국제 사회의 긴장과 비판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중국은 이를 아태지역의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024년 9월 중국군이 태평양 해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모습. [중국군 웨이보]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중국 해군이 지난 6일(현지시간) 태평양 공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한 것을 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일제히 비판을 보낸 가운데, 중국에서는 오히려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조치란 주장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7일 “이번 전략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은 중국의 국가 주권·안보·영토 보전 수호 의지와 능력을 세계에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강력한 보장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2차 핵 공격 능력이 강해질수록 중국의 핵 억지 역할도 더욱 커진다”며 “이는 특정 국가들의 핵 억지 및 핵 협박에 대응하는 근본적 수단이며, 핵전쟁 예방의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중국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앞서 관련국에 발사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오판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줄이기 위해 취한 선의의 조치였으며, 강대국으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보여준 합리적이고 합법적 행동”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중국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주변국에 통보한 것은 발사 30분 전이었다.

이 매체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 등 다자간 안보 기구 구축에 나선 미국과 일본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 등을 ‘신군국주의’로 지칭하며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자위적 차원의 조치라 내세웠다.

이어 “대만 해협에서는 외부 세력과 ‘대만 독립’ 세력 간 결탁으로 지역 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는 역외 국가들이 정찰·순찰 활동을 벌이며 해상 분쟁을 부추긴다”며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한 핵 억지력 강조가 “외부 세력과 추종자들이 군사 압박과 선제공격을 통해 중국에 양보를 강요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대부분 실무급 당국자 차원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중국 행동이 비난받을 여지가 없다는 것과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평화적 행보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과는 달리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과 일본, 호주 등 관련국들은 정부 공식 입장을 통해 비판을 이어갔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핵확산 방지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급속하고 불투명한 핵무기 증강은 역내와 전 세계에 중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곳 대변인은 “중국이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P5) 회원국들이 이행한 약속에 부합하도록 의미 있는 군비통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러한 중국의 군사 동향은 투명성 부족으로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하라 장관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속도감 있게 임할 생각”이라며, 다카이치 정부의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의 연내 개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3대 안보 문서가 개정되면 방위력 증강, 방위비 확충 등과 더불어 비핵 3원칙(핵을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겠다는 원칙)도 개정될 수 있다.

호주에서도 6일 발사 직후 페니 웡 외무장관이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규정하는 등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대만은 중국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만 총통부 궈야후이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최근 도련선 일대에서 군사적 압박을 잇달아 높인 데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일방적 행위를 엄중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에서는 중국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가 간접적으로 미국의 대만 방어 개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린잉위 대만 탐강대 교수는 “미사일은 대만을 직접 공격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된 목적은 미국에 대한 핵 억지력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는 향후 미국의 대만해협 개입을 재고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산하 국방전략자원연구소의 쑤쯔윈 소장은 시험 발사에 사용된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JL-3’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해당 미사일에 대해 “자국(중국) 연안까지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핵탄두로 대만을 공격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대만 방어를 방해하려는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낼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험 발사가 미·대만의 공동방위에 새로운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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