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걸그룹 컴백 태풍, ‘무도’ 뜬 혁오 앞에 산들바람으로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소녀시대, 걸스데이, 나인뮤지스 등 굵직한 걸그룹들이 잇따라 컴백을 선언해 떠들썩했던 7월 가요계. ‘걸그룹 대전’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떠들석 했던 가요계에 예상치 못한 ‘파티 브레이커’가 나타나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파티 브레이커’는 다름 아닌 홍대 인디 신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밴드 혁오이다. 

14일 오전 8시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네이버뮤직, 엠넷, 소리바다, 지니뮤직, 몽키3, 올레뮤직 등에서 실시간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한 곡은 혁오의 ‘와리가리’이다. 이 곡은 혁오가 지난 5월에 발표한 미니앨범 ‘22’의 수록곡이다. 이 앨범은 발매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혁오는 이미 아이유를 비롯해 장기하, 타블로, 빈지노 등 선배 뮤지션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팬을 자처하는 인증 사진 및 추천 글을 남길 만큼 힙스터(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들에겐 ‘핫(Hot)’한 존재이다. 그러나 음원 공개와 동시에 승부가 갈리는 음원 차트에서 출시된 지 2달 가까이 된 앨범이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기현상을 이끌어낸 것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혁오는 지난 4일 방송된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해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방송 직후 혁오는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앨범 수록곡을 안착시키며 십센치, 장기하와 얼굴들, 장미여관을 잇는 스타 인디 밴드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어 혁오가 지난 11일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해 정형돈과 짝을 이룬 뒤 음원 차트 순위 상승세에 탄력이 더해졌다. 그룹 인피니트, 갓세븐 등이 신곡을 발표하며 ‘파티 브레이커’를 노렸으나 혁오의 상승세를 꺾진 못했다.

이 같은 인기의 원인에 대해 최근 기자와 만난 오혁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한 이상, 음악이란 콘텐츠만큼이나 그 음악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음악과 미술은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혁오를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소비한다는 생각으로 즐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혁오를 향한 관심이 인디신으로 이어질진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인디 뮤지션은 “십센치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출연 이후 인기를 얻은 것은 십센치이지 인디신이 아니었다”며 “마찬가지로 혁오가 ‘무한도전’에 출연해도 그 관심이 인디신 전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인디 뮤지션은 “인디 뮤지션의 ‘무한도전’ 출연을 곱게 보지 않는 이들도 많지만 많은 뮤지션들이 내심 ‘무한도전’에서 불러주길 바라고 있다”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음악 프로그램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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