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예능 ‘춘추전국시대’…디테일이 필요해!

설 특집 파일럿으로 선보인 음악예능들이 거의 다 정규편성됐다. SBS가 ‘보컬전쟁 – 신의 목소리’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등 2개이고, MBC ‘듀엣가요제’까지 합치면 무려 3개의 음악예능이 새로 정규편성됐다. 시청률이 타 장르에 비해 높게 나왔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예능장르로의 쏠림현상은 필연적으로 우려를 수반한다. 잘 된다고 해서 너도나도 몰리면 금세 식상함과 피로감이 생기는 것은 육아예능이나 요리예능에서 이미 경험했던 터다.

음악예능은 이번에 정규물로 확정된 3개 외에도 기존에 방송되고 있는 ‘복면가왕’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불후의 명곡’ ‘K팝스타’ ‘슈퍼스타K’를 합치면 ‘풍년’을 넘어 ‘범람’한 듯한 인상이다.

음악예능은 방송사의 입장에서 볼 때 가수 섭외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음악예능에 출연할만한 최고급 가수들은 현실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가수 섭외 전쟁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전쟁은 이미 파일럿때부터 시작됐다.

음악예능을 방송하는 지상파 3사의 한 곳(파일럿)에 출연한 가수와 그 소속사 가수들은 다른 곳에서 출연이 제한된다. 그렇게 한다는 명문화된 규정과 원칙은 없지만 분위기가 그렇게 돼가고 있다. 파일럿 시절부터 이렇다면 하물며 정규편성이 되면 음악콘텐츠 대결보다 더 치열한 물밑 가수 쟁탈전을 벌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가수의 소속사들은 소속사대로 눈치를 보며 고민에 빠져있으며,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가수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규편성된 음악예능들은 모두 콜라보레이션 형이지만,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다. 듀엣가요제는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과의 듀엣무대를 펼치는 프로그램이고, 신의 목소리는 프로가수와 일반인의 1대 1 대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판타스틱 듀오는 대국민 쌍방향 음악예능이다.

한때 쿡방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많아진 쿡방에 출연하는 셰프들은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결국 백종원 최현석 샘킴 이연복 등 6~7명의 셰프들이 또 나오게 되니 출연자가 겹치게 된다. 결국 새로운 포맷 개발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냉장고를 부탁해’ 는 스핀오프 ‘쿡가대표’를 만들어 해외에 가서 유명셰프들과 대항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포맷은 차별화는 이뤘지만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음악예능도 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더욱 다양한 방식의 형식과 포맷이 나와 디테일로 승부를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일반인들이 휴대폰 문자로 심사하고 평가하는 단순한 상호작용을 뛰어 넘어 실제로 가수들과 함께 음악 창작과정에 보다 깊게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방식의 상호작용을 기본 요소로 채택한 형식의 포맷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식의 경쟁과 차별화를 위한 노력은 물론 바람직하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오디션 음악예능 프로그램들이 한때 번창하다가 주춤해버렸으며, 중국도 이와 비슷한 코스를 밟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듯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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