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강풍 강타한 미 아이오와주 [AP]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공화당 경선지에서 날씨가 큰 변수로 부상했다. 혹한을 뚫고 표를 행사하려는 지지자의 충성도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가 이뤄지는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기온이 영하 29℃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30∼4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공화당의 첫 대선 경선으로 자리잡은 이후 지난 40여년간 이번이 가장 추운 날씨에 치러지는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종전 가장 추웠던 아이오와 코커스는 2004년(1월19일 실시)으로 당시 영하 9℃였다.
이런 상황은 남쪽으로 내려온 차가운 북극 기단이 왕성한 제트 기류 및 겨울 폭풍과 결합하면서 미국 북부 평원 지역에 강력한 추위를 불러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미 내린 눈으로 도로가 얼어붙는 등 유권자들 안전이 우려되자 2위권 후보들의 12일 현지 유세 일정부터 차질이 빚어졌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현지 대면 일정 3건을 온라인 행사로 대체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오전 행사 하나를 강행했으나 이후 예정됐던 행사 4건을 연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이오와와 전국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14일 현지에서 대규모 유세 4건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 진행 방식을 감안할 때, 극한의 추위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한 표를 행사할 충성도 높은 지지자를 누가 많이 보유했느냐에 따라 날씨 변수는 후보별로 다르게 작용할 전망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경우 주 전체에 산재한 1600여 장소에서 15일 오후 7시 정각까지 모인 당원들이 각 후보를 대표하는 지지자 연설을 청취한 뒤 자기 투표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발품을 팔아야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아이오와대 정치학과의 팀 헤이글 교수는 AP 인터뷰에서 “날씨가 정말 나쁘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어느 후보가 상대적으로 더 영향을 받을지는 말하기 어렵다. 많은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