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RK 미디아그룹 손태수 회장


▲ 라디오코리아(RK) 미디아그룹 손태수 회장이 11일 AM1540 ‘KMPC’ 스테이션 매입사실을 알리며 향후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김윤수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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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시는 공공 매체인 라디오방송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디오코리아 미디어그룹 손태수 회장은 11일 고출력 스테이션인 KMPC(AM1540KHz) 매입 계약을 알리는 자리에서 맨 먼저 그렇게 운을 뗐다. 아주 단호한 어조였다.

그렇잖아도 강렬한 눈매를 가진 그의 얼굴에는 묘한 결기마저 서려 보였다. 그럴 법도 하다. 라디오코리아의 스테이션 매입은 특정 미디어의 단순한 사업적 거래 이상을 뛰어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라디오코리아가 지난 18년 동안 이어져온 임차(리스)방송 신세에서 벗어나 바야흐로 전파 소유권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한인 커뮤니티의 미디어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만한 일대 ‘사건’이다.

지난 1989년 이장희씨가 패사디나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몇시간짜리 방송을 시작한 이래 라디오코리아는 AM 1300, FM 96.7, AM 1580을 거쳐 오늘날의 AM 1230에 이르기까지 네차례나 주파수를 옮기는 ‘셋방살이’를 해왔다.

지난 2003년 12월 31일 이장희씨가 운영하던 라디오코리아는 전격적으로 방송을 중단했다. 그로부터 보름여 동안 LA한인 동포들은 영문도 모른 채 4·29 이래 ‘우리 방송국’이라 부를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라디오코리아 방송이 없는 답답함을 겪었던 일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당시의 방송중단 사태는 전파 소유주의 지나친 전파 리스료 인상 요구에 따를 경우 사업성이 없다는 이장희 씨의 결정에서 비롯됐다.

이민생활 초기 라디오코리아에 몸담은 적이 있던 손태수 씨가 당시 라디오코리아가 송출하던 주파수 AM 1230의 리스권을 확보한 게 2004년 1월 15일.

‘파워코리아’란 호출부호로 방송을 되살린 손씨는 한달여의 협상 끝에 이장희씨로부터 라디오코리아 브랜드 사용권을 얻어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내가 무리한 리스료를 부담하면서 방송을 맡았던 것은 라디오코리아가 한인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영향, 그 역사성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라고 돌이킨 손 회장은 “전파를 임차하는 처지에서는 언제 또 다시 방송이 중단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절박감으로 라디오코리아를 맡으면서부터 스테이션 매입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의 AM1230은  리스기간이 1년 넘게 남아 있지만 재계약시 또 얼마나 리스비용이 인상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라디오코리아가 AM1230의 소유주에게 지불해야하는 월간 리스료는 30여만달러. 결국 또 인상될 게 뻔한 전파 리스비용이 사업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면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라디오방송이라는 라디오코리아 브랜드는 다시 한번 어떤 운명을 맞을 지 모를 일이었다.

손 회장은 감정시가만 4천5백만달러로 알려진 스테이션매입에 사재를 총동원하는 한편 미디어 렌딩전문회사와 일부 로컬 은행들의 지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올인한 셈이다. 그만큼 방송전파를 빌어쓰는 신세에서 벗어나 한인사회에 영속적인 방송국을 심어놓겠다는 비전과 의지가 강렬했다는 얘기다.

12일 라디오코리아 직원들은 20%씩 보너스를 지급받게 된다.

“주파수가 안정돼야 방송도, 기자들도, 프로그램 진행자도 안정된다.결국 방송의 질적인 향상에 총력을 집중하게 된다”

전파 소유권에 따른 손 회장의 감회는 감격스러움마저 담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황덕준 / 미주판 대표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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