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미의 무비 Q&A] ‘분노의 질주: 더 세븐’, 故 폴 워커는 어떻게 부활했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Q. 폴 워커가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촬영을 다 끝내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영화가 개봉한다고 들었는데, 주연 배우 폴 워커 없이 어떻게 촬영이 마무리됐는지 궁금합니다.

A. 폴 워커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촬영 중이던 2013년 11월 30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주연 배우의 공백으로 영화 작업은 한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스크린 위에 폴 워커를 살려낸 것은 세계적인 디지털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입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과 ‘혹성탈출’ 시리즈의 시저 모두 웨타 디지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죠.


제임스 완 감독 이하 촬영팀은 폴 워커의 친동생인 칼렙과 코디,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남은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도미닉(벤 디젤)과 브라이언(폴 워커)이 각자 차를 타고 가면서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폴 워커의 동생이 촬영한 장면에 폴의 얼굴을 합성해 완성했죠. 앞서 찍어둔 폴의 얼굴을 이질감 없이 합성하기 위해선, 평소보다 훨씬 세심하게 카메라 앵글과 조명 등을 신경써 촬영해야 했습니다. 대역을 쓰면서 클로즈업을 피하는 방식으로 작업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임스 완 감독은 폴 워커의 실제 얼굴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웨타 디지털은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사용된 기술에 대한 언급은 꺼리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죠. 제임스 완 감독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깜짝 프리미어 상영에서 관객들에게 개봉 때까지만 폴 워커 캐릭터가 어떻게 구현됐는 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부활한 폴 워커에 대한 후기는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죠. 대다수 관객들은 폴 워커가 등장하는 일부 장면에 컴퓨터 그래픽(CG)이 사용된 사실을 눈치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에서 쓰였는 지는 거의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폴 워커가 스크린에서 CG로 되살아난 첫 사례는 아닙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2001)에서 ‘막시무스’(러셀 크로우)를 검투사로 키우는 ‘프로시모’를 연기했던 올리버 리드는 영화 촬영이 끝나기 3주 전 몰타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결국 그의 출연 장면 일부는 CG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마지막은 역대 시리즈 속 폴 워커의 출연 장면과 함께, ‘폴 워커를 위하여(for Paul Walker)’라는 자막으로 꾸며집니다. 스물일곱의 앳된 외모부터 시리즈와 함께 남성미를 더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콧날이 시큰해집니다.‘분노의 질주’로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배우로서의 마지막도 이 시리즈와 함께 한 셈입니다. CG까지 동원해 폴 워커의 빈자리를 채운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오락영화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동시에, 고인에게 바치는 헌사로서도 손색없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사상 최악의 상대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와 맞붙은 도미닉(빈 디젤)과 멤버들이 펼치는 최후의 반격을 담은 영화다. ’분노의 질주‘ 원조 멤버들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시리즈 사상 최고 액션과 스케일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쏘우’로 화려하게 데뷔해 공포영화 장르에서 입지를 굳힌 제임스 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4월 1일 개봉.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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