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의 향연 속에서 다소 심심해 보이는 멜로 영화 한 편이 출격했다. 그 주인공은 여름 극장가 ‘빅(Big)4’ 중 마지막 주자인 ‘뷰티 인사이드’(백감독ㆍ제작 용필름).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관객층이 형성되는 멜로 장르가, 치열한 성수기에 출사표를 내미는 경우는 드물다. ‘뷰티 인사이드’가 이 시기에 나선 건, 영화의 차별화 된 강점들 덕분에 가능했다. 날마다 얼굴이 변하는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이색 설정,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찬 출연진, 광고계를 주름 잡았던 감독의 빼어난 영상미 등이 그렇다.

▶‘날마다 얼굴이 변하는 남자’…주인공 ‘우진’ 역에 123명 투입=‘뷰티 인사이드’는 2012년 인텔&도시바의 합작 소셜필름인 ‘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가 원작이다. 매일 얼굴이 바뀌는 남자와 그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영화는 보다 풍성한 에피소드와 깊이 있는 감성으로 그렸다.
주인공 ‘우진’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얼굴로 아침을 맞는다. 나이와 성별은 물론, 국적까지 넘나든다. 그렇다보니 주요 에피소드 외 몽타주 등장까지 합하면, 우진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모두 123명에 달한다.
▶멜로영화에서 전무후무한 ‘어벤져스’급 캐스팅=123명의 ‘우진’ 중에서도 주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21인의 면면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화려하다. 박서준, 이범수, 천우희, 이현우, 이진욱,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고아성, 김주혁, 유연석 등. ‘노다메 칸타빌레’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도 한 에피소드를 담당한다.
‘뷰티 인사이드’의 가장 큰 과제는 이들을 한 사람의 ‘우진’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제작사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는 여주인공 한효주에게 ‘모든 우진을 평등하게 쳐다봐 줄 것’을 주문했다. 이수가 한 사람의 우진을 대하듯 연기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였다. 우진의 어머니(문숙 분)와 친구 ‘상백’(이동휘 분)의 존재는 우진을 현실에 발 딛고 선 인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영화 속 많은 공간들이 가구(극 중 우진의 직업은 가구 디자이너)와 연계된다는 점도 우진이라는 인물의 동일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광고계 베테랑의 손 끝에서 탄생한 영상미=메가폰을 잡은 백감독(본명 백종열)은 광고계 베테랑이지만, 영화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선한 발상과 소재, 화려한 출연진 등의 풍성한 ‘재료’를 신인감독에게 오롯이 맡긴다는 것은 모험일 수 있었다. 임승용 대표는 백감독이 서사가 있는 영상을 다뤄왔다는 점, 배우들을 화면에 잘 표현해낼 줄 안다는 점에서 불안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감독의 감각이 묻어나는 영화 속 공간들은, 특별한 주인공의 로맨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우진을 사랑하는 여자로 분한 한효주는 전작들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화면을 채운다. 물론, 감각적인 연출에 반해, 후반부로 갈 수록 스토리의 힘이 떨어지는 단점도 보인다. 소재의 신선함에 견줄 만한 새로운 결론을 내지 못 한다는 점도 아쉽다. 다소 안이하게 보이는 설정이나 결말 또한, 상업영화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제작자 측의 설명이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