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강호동의 부적응과 옛날 개그는 호재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신서유기’가 초반 잠깐만 보여주었는데도 큰 반응이 나왔다. 역시 나영석 PD의 감은 좋다. 출연자들은 이미 캐릭터가 잡혀 있는 사람들이다. 특별히 캐릭터를 잡을 필요가 없었다. ‘신서유기‘는 전체적으로 뭔가 잘 안된 애들의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모아졌다.

그런데 ‘신서유기’의 묘미는 ‘1박2일‘과는 차별화된 포인트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것이 의도적으로 나오는게 아니다. 워낙 착했던 이승기가 ‘위악’ 캐릭터로 돌변한 게 아니다.


출연자들을 버스에 태울 때 잘못을 덜 저지른 순서대로 탑승했다. 이승기-강호동-은지원-이수근 순이었다. ‘죄인‘ 이수근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호동(예능복학생) 은지원(여의도 이혼남)의 순서는 의미가 없다. 새로운 캐릭터 부여 정도의 의미다.

그러니 눈치 안 보고 말을 가장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인물은 이승기가 된다. 이승기는 선배들에게 독설도 서슴치 않았다. 이승기는 이수근을 “상암동 베팅남”으로, 은지원을 “여의도 이혼남”으로 각각 지칭했다. 그래서 “이승기가 이럴 줄 몰랐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벌써부터 성공을 점칠 수 있게 하는요인 중 하나다.

강호동은 솔직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에 적응이 안돼있다. 강호동은 새로운 예능에 나온 만큼 센 예능을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소심하다. 의기소침한 상황이다.

강호동은 지상파가 아닌 인터넷 방송에서 거침없이 말하는 이승기에게 “그냥 갈겨버리네, 거리낌이 없구나”라고 당황해했다. 이승기는 당황해하는 강호동에게 “다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했다.

강호동은 또 옛날 개그를 해 후배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게 강호동에게는 호재다. 캐릭터를 잡기 위해 유행에 뒤떨어진 체 하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옛날 개그가 되는 것이다. 거짓으로 토크하느니, 솔직하게 말해 당황하는 게 더 낫다. 거짓으로 꾸미면 보는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

강호동은 제작발표회에서 “나보다 호동이를 더 잘 하는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와 큰 고민 없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강호동은 세금 논란으로 1년간의 자숙기를 가지고 컴백한 후 항상 한 발 늦은 행보를 보였다. 외모답지 않게 돌 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민감한 성격이어서인지, 그의 신중함이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좀 더봐야 알 수 있겠지만 강호동은 인터넷이라는 환경에 있는 ‘신서유기’에서 지금과 같은 솔직함으로 계속 간다면 새롭게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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