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스릴러 명장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오는 5~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두 영화는 11일 개막하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됐다. ‘아가씨’는 경쟁부문에 올라 수상까지 점쳐지는 분위기다. ‘곡성’은 비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내 영화 중 가장 이채로운 작품”이라고 ‘아가씨’를 소개했다.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가씨’ 제작보고회는 거장 박찬욱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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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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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스틸컷 |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박 감독은 “만들어 온 영화 가운데 가장 대사가 많고 주인공도 넷이나 된다”며 “그만큼 영화 시간도 조금 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깨알같은 잔재미가 많고 아기자기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가씨’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의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를 속여 아가씨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과 그와 결탁한 하녀(김태리)의 관계를 그린 영화다.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장편소설 ‘핑거스미스(Fingersmith)’를 원작으로 각색됐다. 순 제작비만 130억이 든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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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홍진 감독의 ‘곡성’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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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홍진 감독의 ‘곡성’ 스틸컷 |
그동안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제외하고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등 대중적이기보단 예술성이 짙은 영화를 선보여 왔다. 7년 만의 ‘순수 한국영화’ 복귀작인 ‘아가씨’가 상업영화적인 모습을 갖췄다는 말에 관심이 모아졌다.
박 감독은 “솔직히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예술영화들이 모이는 영화제에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아가씨’는 명쾌하고 모호한 구석이 없는, 후련한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아가씨’의 국내 흥행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칸 영화제에서 박 감독에게 심사위원대상을 안겨준 ‘올드보이’나,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 모두 국내 흥행이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손익분기점을 거의 넘기는 정도인 327만(올드보이), 223만(박쥐) 관객을 모았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세운 580만 관객이 박 감독이 세운 흥행 최고 기록이다.
‘아가씨’는 지난 2월 열린 유럽 최대규모의 영화시장인 ‘유로피안 필름 마켓’에서 전 세계 116개국에 선판매됐다. 완성된 영화가 아닌 7분여 길이의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 이룬 성과라 ‘아가씨’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월12일 개봉하는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도 ‘15세 관람가’로 국내 흥행을 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 ‘곡성’은 외딴 마을에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살인을 두고, 경찰 종구(곽도원)와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 무속인 일광(황정민)의 이야기가 담겼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추격자’로 데뷔하자마자 칸 레드카펫을 밟았던 나홍진 감독은 두 번째 작품인 ‘황해’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곡성’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100% 칸 초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추격자’(2008), ‘황해’(2010) 등 쫄깃쫄깃한 ’19금’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 왔던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 영상물등급관리위원회로부터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일찍이 화제가 됐다.
나홍진 감독은 지난달 열린 ‘곡성’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고 15세 관람가를 맞추려 했다”고 밝혔다. ‘추격자’에서는 절제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황해’에서는 그럴 필요 없이 모든 것을 보여줬다면, 다시 ‘곡성’에서는 절제를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대신 나 감독은 “철저히 미술과 분장 등 디자인적 요소로만 자극을 ‘미장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했다”고 했다.
관객층이 넓어질 만큼 흥행도 노려볼만 하다. 전작 ‘추격자’는 504만, ‘황해’는 140만 관객을 모았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기세에 눌려 있던 한국영화의 5월 흥행을 기대작인 ‘곡성’이 책임질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