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4년만에 노동당 집권 유력

영국 제1 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총선 하루 전날인 3일(현지시간) 레디치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4일(현지시각) 치러진 영국 총선 출구조사 결과 제1야당 노동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출구조사가 현실화하면 영국 총리는 현재의 리시 수낵 보수당 대표에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로 바뀌게 되고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의 투표 마감 직후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97년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거둔 418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에게 집권을 내준 뒤 14년 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수낵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31석으로 참패해 정권을 내줄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낵 총리는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급등했던 물가가 다소 안정되자 5월 22일 조기 총선을 깜짝 발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고물가, 공공부문 실패, 이민 급증, 보수당내 분열 등으로 악화한 민심은 돌아서지 않았고, 선거 운동 기간 6주간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줄곧 보수당에 지지율 2배 격차로 앞섰다.

인권변호사, 왕립검찰청장 출신 스타머 대표는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정권 심판론을 펼쳤다. 또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중도화 전략을 쓰면서 지지층을 넓혔다.

출구조사에서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예상치를 웃도는 13석을 확보해 처음으로 의회 자력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렉시트당을 전신으로 하는 영국개혁당은 앞서 총선에서 의석을 얻은 적이 없으나 올해 초 보수당을 탈당한 리 앤더슨 의원이 3월 영국개혁당에 입당하면서 처음 의석을 보유하게 됐다.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은 61석을 확보해 3당으로 올라섰다. 2019년 총선에서 3당이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10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365석으로 과반 승리했고 노동당이 203석으로 패했다. SNP는 48석, 자유민주당은 11석이었다.

BBC 방송은 지난 5차례 총선에서 출구조사가 1.5∼7.5석 범위 내로 정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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