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증권거래소. [AF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9월의 마지막날이자 3분기의 끝인 30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증시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중국 증시에선 부동산 등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주요 주가지수가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인 반면 일본에선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 관련 불확실성으로 닛케이225가 4.8% 급락한 것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4.17포인트(8.48%) 뛴 4,017.85로 마감하며 9일 연속 상승 행보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최대 폭 상승에 해당한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8.06%와 10.93% 상승했다. CSI300은 이미 지난주에 16% 뛰면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의 1주일을 보냈다. CSI300은 2021년 최고치에서 이달 중순까지 45% 이상 떨어졌다가 이후 20% 넘게 급등한 모습이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29일 중국 중앙은행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한다고 발표하고, 중국의 3대 대도시가 주택 구매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계속 등장하는 추세다.

이에 증권주는 대거 상승 한도인 10%에 도달했고 부동산 개발업체도 주가가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대로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장중 11% 뛰었다.

이날 상하이와 선전의 증권거래소의 합산 거래액이 2조6000억위안을 경신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외신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증권사에서 주문 처리 지연 사태가 벌어졌고 일부 증권사에선 신규 계좌 개설 신청이 늘어났다. 중국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승 폭을 보인 점도 호재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삭소캐피털 마켓츠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그동안 중국 증시가 얼마나 과매도 상태였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증시에선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1,910.01포인트(4.8%) 하락한 37,919.55로 장을 마감하는 등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신임 총재 선출 이후 첫 거래일로, 닛케이지수는 개장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당선에 베팅했다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주문을 되돌렸다고 보고있다. 이시바 총재는 과거 일본은행의 완화적 정책에 비판적이었고, 대기업 법인세나 금융소득세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그는 지난 주말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은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HSBC 이코노미스트 다카자와 준은 “이시바 총재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지지했지만, 그 속도와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따.

전문가들은 다음 달 1일 차기 일본 총리로 공식 선출될 이시바 총재의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주식시장이 큰 변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20분 기준으로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0.96% 하락한 141.8엔대 안팎에서 등락을 오갔다. 이날 한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51포인트(2.13%) 내린 2,593.27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0.61포인트(1.37%) 내린 763.88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