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내수부진·고환율>’ 식품업계 “수출만이 살길”

원가 부담·가격 인상 한계 봉착
K-푸드 수출 확대로 성장 기대


식품업계가 내년에도 내수 부진과 고환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고 속 성장 방안으로는 수출 시장 확대가 꼽힌다.

3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달러당 1400원 후반대로 굳어진 환율에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밀가루, 팜유,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의 글로벌 시세는 떨어졌지만, 환율 탓에 부담은 더 늘었다는 것이 공통된 반응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두, 소맥, 옥수수의 글로벌 가격은 2022년 연평균 가격 대비 각각 33.4%, 40.7%, 36.8% 하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9.4% 상승하며 원재료 매입 비용의 하락 효과를 제한했다.

식품업계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앞둔 올해 초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장기화된 저성장과 소비 침체, 고환율 부담 등을 이기지 못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주요 식품사의 매출 합산액은 37조926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6조8547억원 대비 2.9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2조2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519억원 대비 5.0% 감소했다.

이미 가격을 올린 상황에서 또 인상하기도 어렵다. 고환율·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을 올렸다가 ‘소비 절벽’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 너무 올라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예전에는 1년 치 원재료를 한 번에 계약했지만, 최근에는 ‘쪼개기 계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돌파구로는 수출이 꼽힌다. 라면, 과자, 김 등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 호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K-푸드 수출액은 103억7500만달러(약 14조8715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12월 실적까지 반영하면 지난해 세운 연간 최대 기록(106억63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냉동 간편식, 소스류 등 다양한 품목의 수출이 기대된다. 김수경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내년 식품산업은 수출 중심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며 “단순한 완제품 수출의 단계를 넘어,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생산기지 및 물류 거점의 선제적 확충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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