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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 뉴스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동사태 속 유가·환율·증시가 모두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마디마다 지수가 10%씩 흔들리고, 사이드카는 물론 서킷 브레이커마저 3일에 한번 꼴로 터지고 있다. 최근 나흘간(3∼6일) 발동된 변동성완화장치(VI)는 이에 3000번을 넘겼다.
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외국인이 국장에서 빠져나가면서 환율은 1500원을 넘보는 상황이 됐다가, 하루 만에 20원이 넘게 다시 내렸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던 국제 유가는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80달러로 복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71.34포인트(5.17%) 오른 5523.21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10시 10분경에는 전장 대비 312.86포인트(5.96%) 오른 5564.73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이후 9시 6분께에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6% 넘게 치솟으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전 거래일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33.00포인트(5.96%) 내린 5251.87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락하며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또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달 들어서 벌 세 번째다.
이어 오전 10시 31분께에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돼 코스피 시장의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도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발동된 것이다. 코스피 시장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 내 2번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코스피는 지난 4일 역대 최대 낙폭·하락률(698.37포인트·12.06%)을 보인 뒤 하루 만에 반등해 5일 역대 최대 상승폭(490.36포인트)을 기록했다. 이어 6일 강보합으로 마감하며 변동성이 잦아드는 모양새가 잠깐 보였으나, 직후 다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마찬가지다. 전날 삼성전자는 7.81% 급락한 1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16만7300원(11.11%)까지 밀리며 17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한때 80만8000원(12.55%)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9.52% 내린 83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에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8.59% 오른 18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8.13% 급등하며 장을 시작해 오름폭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내준 90만원선을 되찾았다. 10.05% 오른 9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시각각 시장이 변하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은 일상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VI는 3314건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828.5건 VI가 발동됐다. VI는 개별 종목의 주가가 급변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냉각 장치다.
환율과 유가도 마찬가지다. 환율은 전날 19.1원 오른 1495.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가였다.
그러나 이날에는 24.7원 급락한 1470.8원에 출발했으며 장 초반 1468.4원까지 내렸다. 9일(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 유가도 배럴당 80달러대로 복귀했다.
롤러코스터처럼 흔들리는 시장 이면에는 중동사태 그리고 이 판을 쥐고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BS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the war is very complete)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상승세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한마디가 만들어낸 ‘리스크 온(위험선호)’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있는 직후 블룸버그 달러화 현물 지수는 0.1% 떨어졌다. 달러 현금 최후의 안전자산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일단 냉정을 찾고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칫 투자하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방’을 예측하기는 그 누구도 어렵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과거 러-우 전쟁 당시 직접적 피해는 유럽이었으나 현 이란사태의 직접 피해는 중동 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라며 “이란 사태는 종교적 색채와의 혼합으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짚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한민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으로 고유가는 경기 위축과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기업 대부분의 마진 악화가 예상되므로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