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화물선에 함포 사격 후 나포…이란 “휴전 위반, 보복”

트럼프 “봉쇄 뚫으려다 저지”…무력 사용 사례 첫 공개

협상 재개·확전 갈림길 변수 부상…트럼프 “타결 가능성 크다”

이란 케슘 섬 해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18일(현지시간)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AP=연합]

이란 케슘 섬 해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18일(현지시간)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AP=연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대이란 해상봉쇄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이 2주 휴전 종료를 이틀 앞둔 19일(현지시간) 이란 화물선에 함포를 발사한 뒤 나포했다. 협상 재개 여부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은 즉각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20일 협상 개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번 무력 충돌이 협상 판도를 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길이 약 275m 규모의 이란 화물선 ‘투스카’가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다 저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 해군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따르지 않았고, 결국 기관실을 타격해 멈추게 했다”며 “현재 미 해병대가 선박을 확보해 내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뒤이어 구체적인 작전 경위를 공개했다. 투스카호는 이란 반다르 아바스를 향해 시속 약 31km(17노트)로 항해 중이었으며, 미군의 경고에도 6시간 동안 응하지 않았다. 이에 미군은 승조원 소개 명령 후 127㎜ MK45 함포를 여러 발 발사해 추진 장치를 무력화했다.

이후 미 31해병원정대가 선박에 승선해 억류했으며, 해당 부대는 주일미군에서 중동으로 이동해 이번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사령부는 “신중하고 비례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해상봉쇄 이후 총 25척의 선박을 회항시키거나 이란 항구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해상봉쇄 과정에서 이란 선박에 직접 무력을 행사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경고를 통해 회항을 유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앞두고 대이란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고 선박 공격에 나선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군을 총괄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군의 발포는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휴전 위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보복 수위를 낮추고 협상에 나설 경우 중단됐던 협상이 이르면 20일 재개될 수 있지만,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경우 협상 동력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협상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으며 20일 저녁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타격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인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미 온라인 매체 인터뷰에서 “합의의 기본 틀이 마련됐다”며 “타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했지만, 미국의 해상봉쇄가 유지되자 하루 만에 다시 봉쇄에 나서며 긴장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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