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발 공급차질에 재고↓
“재고 제외 땐 지수 소폭 하락”
이달들어 전 산업의 기업심리가 전월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개선보다는 중동 전쟁발(發) 공급 부족에 재고가 줄면서 생긴 ‘통계적 착시’라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재고 효과를 제외한 기업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의 기업심리지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오른 94.9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6포인트)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기업심리지수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4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두고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달 지수 상승은 수출 호조보다 이란 사태에 따른 공급 충격이 재고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4월 지수의 상승에는 수출 호조세 지속과 판매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제조업 업황이 일부 개선된 측면도 있지만 원자재 수급 차질로 기존 재고를 활용해 수요에 대응하면서 제품 재고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심리지수에서 제품재고는 높을수록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데, 이란전쟁으로 공급 차질이 생기면서 재고가 줄어들면서 지수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3월 기업심리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99.1였는데, 이중 제품재고의 기여도가 2.3포인트에 달했다. 업황은 0.7포인트였다.
이 팀장은 “이달 공급 차질이라는 특이 요인으로 재고가 감소한 점을 고려해 제품 재고를 제외한 기업심리지수를 계산한 결과 4월 실적과 5월 전망 지수가 소폭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재고 효과를 제외하고는 기업심리지수가 오히려 악화한 셈이다.
비제조업은 92.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채산성의 기여도가 0.5포인트 떨어졌지만, 매출이 0.6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개선됐다.
기업경기실사지수를 보면 이달 제조업의 실적은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마진) 확대, 수출실적 개선에 화학물질·제품이 업황(+14포인트), 제품재고(-26포인트) 개선됐다. 1차금속도 제품판매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 등에 업황과 자금사정이 각각 9포인트, 11포인트씩 올랐다. 금속가공도 건축자재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수요 확대에 업황은 8포인트 오르고, 재고는 2포인트 줄었다.
비제조업의 경우 플랜트 설비 공사와 해외수주 확대에 건설업의 채산성(+6포인트), 자금사정(+3포인트)이 개선됐고, 게임 소프트웨어 신작 출시 등에 정보통신업의 채산성이 6포인트 올랐다. 반면 에너지 및 의약품 도매업체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도소매업이 업황(-4포인트), 채산성(-7포인트) 등에서 모두 하락했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