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방한’ 젠슨 황, 귀국 후 제일 먼저 찾은 곳은?

16일 광학 전문기업 美 ‘코히어런트’ 증설식 참석
AI 서버 데이터 전송 핵심 부품 ‘광트랜시버’
지난 3월 20억달러 투자…수십억달러 구매 약정도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 위해 동분서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출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이달 초 한국을 찾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떠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미국 텍사스주 코히어런트 공장 증설식에 등장했다.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영국 애버딘으로 떠난 그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인 광학 트랜시버 전문 기업을 찾았다.

최근 황 CEO는 엔비디아 AI 생태계와 관련이 깊은 기업을 주로 찾고 있다. 코히어런트 증설식 참석은 물론 지난 방한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 SK하이닉스·네이버 등의 사례도 동일하다. 첨단 반도체를 공급 받아 AI 팩토리 같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위치한 코히어런트 화합물 반도체 공장 증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번 일정은 방한 후 처음으로 드러난 공식 일정이다.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황 CEO는 닷새간의 짧은 일정 동안 삼성전자·SK·현대차·LG·네이버 등과 만나 협력안을 쏟아낸 뒤 9일 오전 한국을 떠났다. AI 팩토리 사업 관련 논의를 위해 에너지 중심지인 영국 애버딘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 두번째)가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위치한 코히어런트 화합물 반도체 공장 증설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출처 엔비디아]


황 CEO가 찾은 코히어런트는 광학 및 소재 전문기업이다. AI 데이터센터 성장과 함께 엔비디아 핵심 파트너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히어런트은 전기·빛 신호를 상호 변환하는 광학 트랜시버를 생산한다.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증설하는 인화인듐(InP) 웨이퍼 공장에선 광학 트랜시버에 들어가는 레이저 칩을 생산한다. 코히어런트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6인치 인화인듐 웨이퍼로 전환한 기업으로 기업으로 기존 3~4인치 웨이퍼 대비 사용 가능한 면적이 4배 가량 더 늘어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황 CEO는 착공식에서 “코히어런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며 이들이 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 인공지능의 미래, 그리고 미국의 재산업화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기술력에 주목해 지난 3월 코히어런트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용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수년간 비독점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수십억달러 규모 구매 약정과 함께 고성능 레이저·광 네트워킹 제품에 대한 생산능력 우선 접근권을 확보했다.

코히어런트 광학 트랜시버 [출처 코히어런트]


이를 두고 최근 황 CEO의 행보에 공통점이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CEO는 AI 수요 증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파트너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시장의 잠재 성장성도 크다고 여긴다. 2030년까지 연간 3조~4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빅테크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만 AI 인프라에 투자했다면 이제는 모든 기업이 이를 갖출 것으로 예측한다.

이달 초 한국을 찾았을 때 보인 행보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SK하이닉스와 메모리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기술 파트너십을 발표한 것은 물론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차세대 HBM4E·HBM5 공급을 논의했다.

단순히 공급망 점검에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가 힘 싣고 있는 데이터센터 솔루션인 AI 팩토리에서 성과도 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조 단위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코히어런트 착공식에 참석한 것도 비슷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공급망과 AI 인프라 사업화 모두에서 중요한 파트너란 평이다.

576개 GPU를 하나로 묶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 울트라’를 가동하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기존 구리선으로는 신호를 원하는 만큼 보낼 수 없다. 수십만개의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광학 기술이란 게 엔비디아의 분석이다.

짐 앤더슨 코히어런트 CEO 역시 착공식에서 “AI 시스템이 더 커지고 강력해짐에 따라 연결성(Connectivity)은 연산(Compute)만큼 중요해다”며 “AI는 연산으로 구동되지만 연결성을 통해 확장된다”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