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한국벤처투자, 3년 만에 표준계약서 개정… 사전동의권 등 정비

1~2.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30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스타트업벤처 캠퍼스 서울(SVC 서울)에서 열린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7월 중 온·오프라인 서점에도 해설서 배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간 투자계약에서 분쟁 소지가 컸던 사전동의권, 상환권, 리픽싱, 기업공개(IPO) 강제조항 등이 손질된다. 투자계약 경험이 부족한 초기기업의 협상력 한계를 보완하고, 투자자의 권익 보호와 창업자의 경영 자율성 사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30일 스타트업벤처 캠퍼스 서울에서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 선포식’을 열고 개정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계약서 개정은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해 12월 스타트업, VC, 액셀러레이터(AC), 유관기관,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포럼’을 발족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춘 계약서 개정 방향을 논의해왔다.

개정안의 핵심은 복잡한 계약 구조를 줄이고, 창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이나 의무가 전가될 수 있는 조항을 정비하는 것이다. 기존 32종의 통합형 계약서는 투자계약서(SPA)와 주주간계약서(SHA)로 분리하고, 계약 유형은 5종으로 단순화했다.

투자자 사전동의권도 바뀐다. 기존에는 투자자 전원 동의 방식으로 후속 투자나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 표준계약서는 투자 라운드별 집합적 동의 방식을 제시해 라운드별 이해관계를 반영하도록 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중심 계약 관행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RCPS는 투자자가 일정 조건에서 투자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중기부는 글로벌 투자환경 기준에 맞춰 전환우선주(CPS) 중심의 계약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전환권 행사 때 창업자 지분이 급격히 희석될 수 있는 리픽싱 방식도 정비했다. 기존 최저가 방식 대신 기존 주주와 투자자 간 균형을 고려한 가중평균 방식을 기본안으로 제시했다. 리픽싱은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낮아질 경우 투자자가 보통주 전환가격을 다시 조정하는 방식이다.

IPO 조항은 기업에 상장 달성을 강제하는 ‘결과 의무’가 아니라 상장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최선 노력 의무’로 명확히 했다. 창업자나 이해관계자에게 과도한 책임이 부과되지 않도록 제3자 연대책임 제한 조항도 반영했다. 제3자 연대책임 부과 제한은 ‘벤처투자법’ 개정에 따라 2025년 12월 30일부터 시행된다.

한국벤처투자는 개정된 표준계약서의 내용을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를 제작해 배포한다. 해설서에는 계약 조항별 설명과 중요도 등이 담긴다.

표준계약서와 해설서는 이날부터 벤처투자종합포털, 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누리집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7월 중에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책자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다.

중기부는 개정 표준계약서가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뉴스레터,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홍보도 추진한다.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 상담 인력을 대상으로 표준계약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스타트업이 벤처투자 분야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벤처투자회사 전문인력과 준법감시인 교육과정에 표준계약서 개정 내용을 반영한다. 한국벤처투자도 7월부터 권역별로 열리는 ‘위험관리 공동연수’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다.

선포식 이후 이어진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포럼’에서는 표준계약서와 해설서 확산 방안,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조건부지분전환계약(CN) 등 초기기업 투자계약 방식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중기부는 3분기에도 포럼을 운영하며 벤처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공정하고 건전한 벤처투자 계약문화가 정착될 때 창업자는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고, 투자자는 정당한 권익을 보호받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며 “개정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와 해설서가 현장에 신속하게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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