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양측의 공동협박 건에 대해 클라라와 클라라와 아버지인 그룹 코리아나 멤버 이승규(64)씨 대해 ‘죄가 안 됨’ 처분을 내렸다. ‘죄가 안됨’은 피의사실이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사회상규 등에 비춰 위법하지는 않을 때 내리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다.
검찰은 “이규태와 클라라의 지위 및 연령차, 메시지와 발언이 있었던 시점과 장소, 평소 이규태가 클라라에게 자신의 힘과 위세를 과시하여 왔던 점 등을 보았을 때, 클라라가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장되거나 악의적인 것이라 볼 수 없다”, “이에 따른 계약해지 통보는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하고, 불응시 신고조치하겠다는 표현 또한 사회통념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본건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규태 회장이 “매니저와 클라라의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할 듯한 말을 했다”는 협박사실을 입수, 15일 불구속 기소했다.

▶ ‘성적 수치심’ 발언으로 시작된 ‘클라라 사태’=흔하디 흔했던 연예계의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 사이의 분쟁 가운데 하나로 치부됐던 클라라 사태는 지난 1월 클라라의 ‘성적 수치심’ 발언이 수면에 오르며 일파만파 확산됐다. 섹시스타의 성희롱에 방점이 찍히자, 평범했던 전속계약 분쟁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켰다.
클라라는 지난해 지난해 7월 초 일광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와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 5개월간 무수히 많은 갈등을 겪은 이후 폴라리스 측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연예계에선 흔했던 마찰이었던 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사건이었다. 양측의 분쟁이 수면에 오른 것은 클라라가 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한 이유로 “소속사 이규태 회장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발언을 한 이후였다.
종합편성채널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해당 발언 이후 클라라와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첨예하게 맞섰다.
이미 민, 형사상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에 유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특히 1월 15일 공식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클라라가 제기한 소송은 진실 아닌 악의적인 소송”이라며 “성적수치심 유발발언은 계약해지를 위해 꾸며낸 내용이라며 눈물로 용서를 구하더니 번복하고 소송까지 냈다”고 주장했다.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해 10월 이 같은 일로 클라라를 공갈 및 협박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소속사 측은 “지난해 전속계약 이후 클라라가 중대한 계약위반행위를 반복한 것에 시정을 요청하였으나 응하지 않아 수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며, “전속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들어주지 않자 성적수치심 등을 문제 삼아 협박하더니 뻔뻔하게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이 먼저 형사고소를 하자 클라라가 민사소송(계약관계부존재확인)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 국면전환1. 디스패치 카카오톡 재편집=‘성적 수치심’ 발언으로 이규태 회장 측에 불리하게 흘러갔던 양측의 갈등은 빠른 시일 내에 새 국면을 맞았다.
첫 번째 대반전을 맞은 것은 같은 달 인터넷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두 사람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내용을 재편집해 공개하면서다. 당시 클라라 측은 “해당 보도는 날짜순 편집도 아닌 폴라리스 측의 주장을 극대화시키고, 클라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방향으로 편집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매체를 통해 공개된 대화내용과 클라라가 보낸 화보 사진 등이 “마치 클라라가 먼저 성적 유혹을 한 것과 같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편집”해 클라라는 마녀사냥을 당하기 시작했다. 이 매체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주석을 달고 재해석까지 했다.
클라라 측은 해당 메시지의 악의적 편집에 반발하며 ‘성적 수치심’ 발언에 대한 증거들을 나열했다. “지난해 9월 19일자 카톡 ‘너와 만남이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신선하고 설레이고 그랬었는데’라는 카카오톡 문자 만으로 성적 수치심이 유발된 것은 아니다”며 “이날 새벽에 5분마다 세 차례에 걸쳐 온 카톡문자가 왔다. 이 회장으로부터 새벽 12시가 넘은 시간에 5분마다 술을 마시면서 보낸 문자들을 받았을 때 클라라는 여성으로서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술을 마시며 이런 시간에 이런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는지’ 무척 불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9월 19일 오후 1시께 클라라가 사무실에서 이 회장을 만날 당시 “회사는 네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알아야 한다. 심지어 너하고 나하고도 계약 전에도 이야기 했잖아, 우리 연예인들 중에서도 그 여자 연예인들이 매니저하고 관계가, 심지어는 생리하는 날짜까지 안다”고 했던 발언을 듣고난 뒤 “클라라는 여성으로서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마녀사냥은 계속 됐다. 야구 시구로 연예계 섹시스타가 됐고, 각종 수영복 화보의 단골손님이었던 클라라는 자신의 여성성을 앞세워 회장님에게 먼저 접근했으면서도, ‘성적 수치심’이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이를 악용한 것처럼 상황을 굴러갔다. 여론은 매섭게 돌아섰다.
▶ 국면전환2. 무기거래상 회장님, 클라라를 로비스트로?=이들 간의 진실공방을 바라보던 대중의 시선이 또 한 번 바뀐 것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4월 25일 방송에서 이규태 회장의 이야기를 다루면서였다. 방송에선 무기 중개상인 이규태 회장의 비리에 접근하며 클라라를 무기 로비스트로 키우려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성적 수치심’ 빌언의 피해자가 됐던 점잖은 회장님의 무서운 실체가 공개되자, 대중의 반응은 달라졌다. 다만 클라라의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았다. 그저 ‘도긴개긴’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상반기 내내 언론에 오르내렸던 양측 간의 공방전은 끝도 없는 폭로전으로 치달았다. 클라라는 이규태 회장이 자신을 “소속사 연예인이 아닌 여자로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에 불러 내는가 하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가방까지 사주는 이규태 회장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다”고 했으며, “고급 호텔 비즈니스센터 안 화장실까지 따라오기도 해 겁이 났었다”고 주장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노출됐다. 클라라가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규태 회장 측은 “클라라가 10억 원이 넘는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말했다. 실제로 일련의 사건에서 클라라는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검찰은 일련의 사건 속에서 클라라가 이규태 회장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봤다. 또한 그것이 과장과 악의적인 주장이라 판단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이규태 회장의 협박 사례도 또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폴라리스 측이 클라라를 공갈 및 협박혐의로 형사고소한 사건에서 클라라는 9개월 만에 협박 혐의를 벗었다. 클라라는 아직 폴라리스 측과 계약 효력 부존재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의 이번 처분은 민사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