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우유 판매대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관련 유제품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여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8배 수준이다.
유제품도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였다. 치즈 물가가 20% 안팎 수준으로 오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7.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2.0%)에 이어 지난해 정도다.
또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의 최고를 찍었다. 분유는 6.8%로 2014년(7.1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록적인 우유 물가는 지난해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유업체들이 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서울우유는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ℓ)’ 출고가를 대형 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했다. 대형마트에서 해당 제품 가격은 2900원대로 올라 3000원 선에 근접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동원F&B 등도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업체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빙과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과도하고 부당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며 인하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기록적인 수준의 우유 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낙농진흥회는 원유 생산비에 따라 원유 가격을 조정하고 있어서다. 현재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