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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에서는 냄새, 한숨 소리 등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의 보도가 31일 나왔다.
냄새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스메하라(냄새 괴롭힘)’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일본에서 기업들이 스메하라 방지책을 실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스메하라의 원인은 다양하다. 땀 냄새, 입 냄새는 물론 향수, 섬유 유연제, 애완동물, 담배 냄새 등이 타인을 괴롭게 할 수 있다. 가해자 상당수가 악의는 없지만 일상적인 불편함이 크고 당사자에게 말하기도 곤란해 많은 일본 직장인이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의 화장품 제조업체 만돔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20~50대 남녀 800명 중 63%가 마스크 없이 대면 모임을 하는 횟수가 늘면서 자신의 냄새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8%는 다른 사람의 냄새가 신경 쓰인다고도 답했다. 만돔은 신입 사원 교육에 체취 방지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료에 대한 괴롭힘으로 간주될 수 있는 행동 목록에 ‘한숨’이 추가됐다. 무라사키 카나메 일본 괴롭힘 상담가 협회 대표는 “추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대책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문제의식을 더 갖게 됐고, ‘이것도 괴롭힘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SCM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무라사키 대표는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이 제기 됐으며, 그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며 “그 결과, 새로운 유형의 괴롭힘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일본 리크루팅 기업 워크포트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저연차와 중간 경력 연차의 거의 3분의 2가 직장 상사에 의한 권력형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자 661명 중 약 65%는 ‘폭언’과 ‘모욕’의 대상이 되거나, 과도하거나 가혹한 일을 당했다고 답했다. 그중 약 10%는 ‘성희롱’이나 ‘신체적 괴롭힘’이었고 5%는 직장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폭행으로 다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무라사키 대표는 “일본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2020년에 시행됐기 때문에 그 전에는 불법이 아니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불만은 2021년 8만8000건까지 치솟아 15년 만에 3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에서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직장인들이 동료들을 배려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내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식 개선 교육을 나가면 “어두운 표정을 짓거나 한숨을 쉬는 행위들이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라는 점을 알려준다”며 “한숨을 쉬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한숨을 쉬라고 조언한다”고 무라사키 대표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