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직무 관련성 등을 고려했을 때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을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 선물은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신고 대상이 아니고,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외국인이 건넨 선물은 국가 소유의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고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에서 대통령의 신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대체로 다수 의견은 (명품백 선물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법령에 의해 대통령 배우자가 당연히 수수할 수 있는 금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권익위는 김 여사가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어겼다는 신고에 대해 사건을 수사 기관 등에 넘기지 않고 종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윤 대통령 역시 청탁금지법을 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아선 안된다.
이때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의 경우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신고대상도 아니라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만약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받은 금품은 수수 즉시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되며, 특히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법령상 허용되는 물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부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익위는 김 여사 사건을 종결 처리한데 대해서도 "관련 제재 규정이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이것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에 제재나 처벌 조문이 없기 때문에 이론 없이 종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