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HD현대 제공]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인사에서 부회장직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재차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그룹의 ‘정기선 체제’가 보다 공고해지며 오너 경영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 2021년 10월 사장직에 올라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뒤 경영 최전선에서 전문경영인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번 승진으로 차기 그룹 총수로서의 입지를 한층 탄탄히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은 향후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 나가는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의 경영환경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정세의 변화, 유가 및 환율 변동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며 “2025년은 핵심사업별 경쟁력 강화와 미래 친환경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부터 HD현대일렉트릭을 이끌어 온 조석 사장은 5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한층 커진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중요성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정통 관료 출신인 조 부회장은 HD현대그룹이 50년 만에 들인 첫 외부 CEO다. 2018~2019년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던 HD현대일렉트릭에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도입,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도 매출 3조4500억원, 영업이익 69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향후 김영기 신임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사업 전반을 챙기되 대외활동에 특히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조선분야에서는 HD현대삼호 대표이사에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HD현대 조선부문은 최근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수주 낭보를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이 송명준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는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건설기계 부문 3사의 대표는 유임됐다. 건설기계 부문은 현 체제 하에서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과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동시 공략하며 내년 수요 회복에 적극 대응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윤희·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