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공유의 차갑지만 따뜻한, 특별한 겨울 멜로가 찾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는 어느 날 갑자기 호숫가에 떠오른 수상한 트렁크를 둘러싼 이야기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함께 베일을 벗는 의문의 사건과 감정의 파고를 그린 작품이다.
진짜와 가짜가 뒤얽힌 비밀스러운 결혼으로 엇갈린 관계 속 뒤엉킨 감정을 짙고 농밀하게 담아냈다. 공유는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단연 디테일 장인이라 할 수 있다. 공유는 어떤 장면에서도 사소한 행동하나 놓치지 않고 연기로 표현해내 몰입을 높인다. 과거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로 매일 밤 불면과 악몽으로 인해 맘 편히 잘 수 없던 정원은 침대 끝자락에 큰 몸을 구겨 넣어 아슬아슬한 상태로 밤을 보내는가 하면, 인지(서현진 분)와의 결혼식에서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삐딱한 모습으로 마음을 대변한다.
대사 한마디 없이도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할 줄 아는 공유의 디테일이 감탄을 자아내며 매 장면을 허투루 넘겨볼 수 없게 만든다.
서사가 가득 담긴 공유의 눈빛 역시 과몰입 포인트 중 하나다. 그의 눈동자 안에 인물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감정 없이 공허하기도, 애타게 갈망하기도, 사랑에 빠진듯한 시선까지도.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기에 최고의 눈빛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유 |
공유 |
무엇보다 공유의 눈을 보고 있으면 마치 상대 배우가 된 것처럼 극 안으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기까지 한다. 복합적인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반짝이는 눈빛에 공유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더욱 완벽한 이야기가 완성됐다.
무엇보다 한 작품 안에서 볼 수 있을까 싶은 공유의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들이 ‘트렁크’에 아낌없이 담겨있다. 지켜주고 싶은 처연미부터 가슴 저미는 멜로,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는듯한 소년미까지 느껴진다. 공유 표 새로운 겨울 멜로가 탄생한 것이다.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그의 공간에 인지의 등장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물론 특히 두 남녀가 함께 있을 때면 차갑지만 따뜻한, 알 수 없는 텐션의 여운이 가슴 깊이 남는다. 캐릭터가 느끼는 크고 작은 감정의 폭을 고스란히 전한 공유의 열연이 있었기에 보는 이들 역시 극으로 더욱 빠져들 수 있었고, 이는 배우가 가진 힘이 돋보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언론과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한번 빠지면 N차 주행을 불러 모으고 있는 ‘트렁크’는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