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AF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인 417달러를 기록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가치가 인류 최초로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머스크의 총 순자산가치는 테슬라 주가 상승, 그의 비상장 기업 스페이스X의 내부자 주식 매각,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평가 가치 상승 등에 따라 4392억달러(약 628조4074억원)로 급등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4% 넘게 상승해 6거래일 연속 랠리를 기록했고, 52주 신고가를 썼다. 종전 최고가는 2021년 11월 4일의 409달러였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최고점에 도달했다가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1월 3일 108달러까지 추락했다. 이후 다시 상승해 지난해 말 200달러 후반대까지 회복했다가 올해 4월 142달러까지 내렸다. 이후 10월까지 다시 200달러 중반대로 올랐다가 11월 6일 머스크가 공개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서 상승 랠리가 지속됐다. 11월 5일 251달러에서 약 한 달여만에 417달러까지 올랐다.
머스크가 미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과 규제 철폐 방안을 제시하는 자문기구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사업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
월가의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에 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 등이 테슬라 목표주가를 400달러로 잇달아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테슬라를 자동차 부문의 ‘최선호주’(Top Pick)로 꼽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 상승과 더불어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내부자 주식 매각으로 머스크의 순자산가치는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내부자 주식거래는 비상장 기업의 직원과 일부 초기 주주가 공개매수 등의 방식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것으로,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스페이스X의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스페이스X 임직원과 초기 주주 등 내부자 공개매수에서 투자자들은 1주당 185달러로 거래했다. 이는 3개월 전의 주당 112달러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다. 전체 주식 수를 곱하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3500억달러(약 501조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머스크의 순자산가치는 약 500억달러(약 71조5750억원) 불어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거래로 스페이스X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민간 스타트업이 되었다면서 이런 시가총액은 일부 대형 상장기업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의 위상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가 앞으로 정부 관련 사업에서 상당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 민간 협력사들의 위성이나 화물, 우주인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로켓 발사 사업 등을 통해 우주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4일 머스크의 우주 사업에 자금 등을 지원해온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을 미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평가 가치도 상승 중이다.
xAI의 기업가치는 지난달 중순 자금조달 펀딩에서 500억달러(약 71조5750억원) 수준으로 평가돼 지난 5월 펀딩(240억달러) 때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머스크는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현재 2위는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2440억달러), 3위 마크 주커버그(메타 창업자.2190억달러), 4위 래리 엘리슨(오라클 공동창업자.1970억달러), 5위 베르나르 아르노(LVMH그룹 회장.1800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