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드러나도 ‘버틴다’…노동부 공공기관장 3인방 논란

시험 부실·갑질·노조 탄압 의혹 잇따라
“노동정책 기관 수장이 노동권 침해, 정체성 훼손” 비판


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 장관은 이날 지난 6월 공인노무사 불합격자가 합격 처리된 사실이 제기되자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며 공단이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정책을 연구·교육·집행하는 핵심 기관 수장들이 각종 비위 의혹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최현호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 등은 시험 관리 부실·갑질·특혜 의혹·부당노동행위 등 구설에 휘말리며 퇴진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임기 보장을 앞세워 버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우영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공인노무사 시험 관리 실패로 비판받고 있다. 지난 6월 치러진 시험에서는 2교시를 포기한 수험생이 전산 오류로 합격 처리됐고, 지난해에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앞서 이 이사장은 인력공단 이사장에 선임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김건희씨의 폴리텍대학 임용 문제를 두고 “문제가 있다면 재임용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작년 11월엔 SNS에 특정 대학을 겨냥해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글을 남겨 부적절한 발언 논란까지 일으켰다. 2023년 11월 임명된 이 이사장 임기는 2026년까지지만, 전임자인 어수봉 전 이사장은 국가 자격 시험에서 불거진 ‘관리 부실’ 문제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최현호 고용노동교육원장에 대해서는 고용부 감사 결과가 공식 확인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노동인권·권리보호 교육과 무관한 ‘청소년 취업활성화 교육’ 사업을 추진, 본래 목적이던 청년·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왜곡·축소시켰다. 그 과정에서 측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교재와 인력을 부실하게 운영했고, 원장 아들과 지인까지 전문위원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직원들에게 터미널 마중, 생필품 구매, 세탁물 심부름 등 사적 지시를 반복하고 외모·복장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과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지만,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데도 최 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최 원장의 임기는 2027년 4월까지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의 당사자다. 직장 내 괴롭힘과 노조 비하, 단체협약 위반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지방노동위원회는 노조 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허 원장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된 녹취록엔 지부장을 향해 “그러니 건방지다는 얘기를 듣는 것”, “김일성이나 김정은에 비교하고 싶다”는 등 모욕적 발언을 한 정황까지 담겼다. 그는 2023년 2월 취임해 내년 2월이 임기다. 노동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소속 출연연구기관이라 법적 소속은 고용부가 아니지만, 노동정책을 다루는 특성상 고용부 유관기관으로 본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노동자의 권익을 다루는 기관 수장이 오히려 노동권을 침해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기관의 정체성을 무너뜨린다”는 강한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이우영 이사장과 최현호 원장의 비위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특히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인노무사 시험 오류 은폐 의혹을 지적하며 “이 정도면 기관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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