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백기사’ 역할 톡톡…전운 감도는 고려아연 주총 [주간 ‘딜’리버리]

최윤범 회장, 자금 마련 위해 금융권 접촉 정황
오는 24일 정기주총 앞두고 향방 촉각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사 오기 위해 금융권과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인캐피탈이 제3자에 지분을 매각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점에서 최 회장 측이 해당 지분을 다시 인수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최근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금융권을 접촉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구조화 점검 중인 단계로, 투자심의위원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오는 24일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 회장 측의 움직임이 감지된 셈이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10인은 2024년 10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에 대항해 베인캐피탈과 주주간계약을 맺고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했다. 베인캐피탈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지분 1.41%를 확보했다. 당시 베인캐피탈의 합류로 최 회장 측 우호 지분 비중은 33.99%에서 35.4%로 높아졌고, 최 회장은 이후 이듬해 1월 임시주주총회와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영풍·MBK의 이사회 진입을 막으면서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베인캐피탈은 이후 장내 매수 등을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해 현재는 고려아연 지분 2.01%(41만 9082주)를 보유한 상태다. 당시 최 회장 측과 베인캐피탈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베인캐피탈이 주식을 매각할 수 없도록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 베인캐피탈이 매각요구권 행사가 가능하고 최 회장은 직접 또는 제3자를 지정해 베인캐피탈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주주간계약 만기도래 전 베인캐피탈 지분을 되살 권한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베인캐피탈에 보장해줘야하는 수익률이 정해져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장수익률을 감안해 최 회장이 지불해야할 금액으로 수천억원 상당을 추산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자금확보 방안은 최 회장 보유 고려아연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이다. 고려아연 주가가 지난해 공개매수 국면 당시와 비교해 크게 오른 만큼, 담보가치 측면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의 현재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24분 기준 164만 8000원으로, 최 회장 보유 개인 지분 1.55%(32만 3056주) 가치는 5300억원 상당이다.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약 4000억원 초중반으로 알려져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이 사실상 풋옵션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 회장으로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많이 올라 보유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한다면 자금마련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실제 대출 승인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개인 차입 성격이 강한 데다 대주주 경영권 분쟁, 각종 대외 변수 등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권 대출이 무산되더라도 결국 최 회장이 ‘결자해지’ 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해당 지분이 서로에게만 갈 수 있는 구조로 이해하고 있다”며 “결국 시간과 조달 방식의 문제일 뿐 최 회장 측이 사가는 그림이 유력하다”고 했다.

본격적인 논의나 거래 성사 시점은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을 포함한 6인의 이사는 이달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으로 이사회 구성에 따라 향방이 바뀔 수 있어서다. 정기 주주총회를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신경전이 치열한 만큼 자금 조달 논의가 단기간 내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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