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기술 양수겸장 호주와 삼성·기아가 빛낸 시드니, ‘비비드 시드니’ 빛 예술축제 결산[함영훈의 멋·맛·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비비드 시드니 축제기간 밤이 되면 화려하게 변신했다.


삼성 갤럭시S26 울트라폰을 예술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대형 체험공간


시드니 현대미술관 바이올라


[헤럴드경제(시드니)=함영훈 기자]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기아가 메인 스폰서를 참여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비비드시드니(Vivid Sydney)’가 13일 자정, 화려한 막을 내렸다. ▶관련기사, 헤럴드경제 2026년 6월14일 01:23 보도 ‘호주 비비드 시드니 축제, 좋은 성적표 남기고 폐막’ 보도

빛의 예술이 구현되는 길을 걷는 올해 비비드 라이트 워크는 서큘러 키(Circular Quay)와 더 록스(The Rocks), 바랑가루(Barangaroo),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를 하나로 연결하는 총 6.5㎞ 코스로 세계의 모든 미디어아트를 모두 모았다.

시드니 CBD(중심업무지역) 및 캐리지웍스에서도 빛과 문화예술, 음식, 마음과 나눔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의지는 화려한 콘텐츠를 구현해낸 호주와 이런 기술·예술 복합축제의 스폰서를 맡은 한국이 같았다. 요즘 더욱 긴밀해지고 있는 호주-한국과의 우정이 ‘비비드 시드니’를 계기로 더욱 깊어지고, 양국간 관광교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질녘에 시작되는 축제라는 점에서 ‘빛(Vivid Light)’은 이 축제의 핵심요소였다.

오페라하우스 불꽃쇼


호주대륙의 대 서사시가 오페라하우스를 스크린 삼아 펼쳐졌다.


▶대 서사시 스크린이 된 오페라 하우스

가장 눈길을 모았던 것은 오페라하우스의 ‘야(夜), 한 밤’ 변신이었다. 태초에 호주대륙이 생기고, 해양과 육지의 자연들이 수억년의 시간동안 역동적으로 호주를 빚어내는 모습이 우유 빛깔 오페라하우스를 스크린 삼아 대 서사시처럼 펼쳐졌다.

‘오페라 문디(Opera Mundi)’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돛을 거대한 캔버스로 활용한 대규모 프로젝션 작품이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베트남계 프랑스 작가 얀 응우에마(Yann Nguema)가 연출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복잡성, 변화무쌍함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작품은 빛과 움직임을 통해 60여년 전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했던 건축가 욘 웃손(Jørn Utzon)의 디자인 철학을 표현한다. ‘오렌지를 까는 모습’이라는 오페라하우스가 응우에마의 연출을 통해, 마치 양파 껍질 까듯 새로운 매력을 계속 발산하는 시드니의 창의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루마니아 작곡가 미샤 블라노스(Mischa Blanos)의 음악은 오페라하우스와 그 주변 빌딩이 빛어내는 빛 예술, 도심 곳곳에서 빛나는 설치예술작품, 곳곳에서 쏘아대는 레이저를 조화시키며 늦가을밤 시드니 전체를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묶어냈다.

“제품이야, 작품이야?” 빛으로 자동차의 미래와 역동성을 보여준 기아자동차의 빛 예술


▶제품이야? 작품이야? 삼성과 기아의 빛예술

메인스포서였던 한국 기업 것을 살펴보면, 기아 ‘반대의 것들이 하나로’(‘Opposites United’)라는 디자인 철학을 ‘기아 리프랙션’이라는 예술 퍼포먼스로 구현했다. 기아 EV3와 역동적인 레이저 효과, 어둠이 내린 후 공간을 변화시키는 반사 구조물이 어우러지면서, 몰입형 빛 예술을 펼쳤다.

삼성 스카이 포털 스튜디오는 이번 축제기간 한국인들이 많이 투숙했던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 바로 앞, 퍼스트 플릿 파크에 설치한 인터랙티브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갤럭시 S26 울트라를 사용해 ▷몰입형 포털 프레임, ▷반사 효과 ▷모션 기반 체험 등을 하면서 창의적인 사진 및 비디오 촬영 순간을 포착해 냈다. 이 삼성 스튜디오에는 늘 긴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호주 이주민의 역사를 그린 시드니 현대미술관 프로젝션 미디어아트


▶“위 아 더 월드” 멜팅 호주의 상징 바이올라

‘생명의 물’을 의미하는 바이올라(Vaiola)는 호주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외벽을 화려한 색감과 빛의 이미지로 매핑하는 예술작품이다. 직사각형으로 극장의 스크린과 비슷하기에 매핑 콘텐츠에 드러나는 메시지가 보다 선명하다. 삼성 스카이 포털 스튜디오와 가까워 많은 한국인들이 찾았다.

선주민의 정착,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잇따르는 이주와 그 흔적들이 나타나고, 때론 그리움을 표현하기도하며, 하나의 호주라는 소속감과 ‘멜팅 오스트레일리아’의 화합이 만들어내는 미래 희망도 담았다. 멜팅의 촉매제는 바로 생명의 물이었다.

작가는 사모아계 호주 아티스트 안젤라 티아티아(Angela Tiatia)이다. 수천년전 이주민 후손이지만 유럽계, 아시아계 이주민과 화합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호주인’이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 물, 불, 꽃, 진주가 현대미술관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바이올라 작품은 코린 일레토(Corin Ileto)의 음악과 어우러져 감성을 더했다.

빛 예술로 연결된 도시


▶빛으로 연결되 도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연결된 우리의 도시(Our Connected City)’는 시드니 하버와 도심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빛의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평지의 항구변 길 위에서 보면 잘 모르지만,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이나 시드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크라운호텔에서 오케스트라 같은 다양한 라이트쇼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었다.

아워 커넥티드 시티는 해외 여객 터미널(Overseas Passenger Terminal), 게이트웨이 타워(Gateway Tower), 케이힐 고속도로(Cahill Expressway) 등 주요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몰입형 쇼로서, 항구의 페리와 보트들 까지 다채로운 색상으로 오가며 생동감(VIvid)을 더했다. 호주 작곡가 베일리 피클스(Bailey Pickles)의 음악이 각기 다른 개체들의 빛을 움직임을 조율했다.

방문객과 행동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라이트·사운드 작품 ‘펜듈럼(Pendulum)’은 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문디 매핑예술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지점, 힉슨 로드 보호구역(Hickson Road Reserve)에 있어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시드니 기반 스튜디오 아미고 앤 아미고(Amigo & Amigo)가 선보인 펜듈럼은 뉴턴의 진자(Newton’s Pendulum)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았다. 관람객이 빛을 발산하는 공모양의 물체를 굴려 넣으면 그 위의 설치물에서 빛과 소리의 파동에 따른 움직임이 발생한다. 과학과 놀이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작품이었다.

레이저쇼


▶레이저쇼

더 락스 지역 서큘러키 서쪽으로 다시 오목하게 들어간 코클 베이(Bay)는 달링(Darling) 하버를 품고 있다. 이곳의 명물은 레이저 라이트폴(Laser Lightfall) 레이저쇼였다. 한국 초등학교 운동회의 만국기가 공중에도, 지상에도 펼쳐진 듯 위,아래로 레이저가 뿜어져 나와 글로벌 관광객들의 환성을 자아냈다.

사랑스런 마이 달링 항구는 어느새 빛이 수놓은 캔버스가 된다. 이번 레이저쇼는 올해 처음 시도되었고, 내년엔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특히 EDM 풍의 배경 뮤직이 관광객들을 더욱 흥겹게 만들었다.

‘레이저 라이트폴’은 레이저를 생명의 불꽃으로 표현하며, 서로 연결해 생명력을 더해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구에서 펼쳐지지만 우주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마음을 웅장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만든 세계적인 레이저 전문 기업 이알 프로덕션(ER Productions)측은 “이것은 바로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빛의 대화이며, 여러 층의 빛이 얽히고 교차하고 증폭되면서 하나의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천상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피날레는 에너지와 환희가 폭발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소나(Sonar) 뮤직의 전자음악이 현란한 유니버스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더 프리즘


오페라 문디 매핑쇼가 진행되는 동안 지나가던 배도 하나의 조연의 된다.


▶세상의 모든 빛과 미디어아트 총집결

비비드시드니 축제에선 세상의 모든 빛과 미디어 아트 기술이 총집결하고 호주만의 실험적 쇼, 창의적 쇼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더 프리즘(The Prism)= 미국 유타 기반의 씨어리 아트 스튜디오(Theory Art Studios)가 선보인 ‘더 프리즘(The Prism)’은 비비드 라이트 워크(Vivid Light Walk)를 따라 조성된 몰입형 라이트 설치 및 휴식 공간이다.

반사 효과를 지닌 다이크로익(dichroic) 삼각형 구조의 돔 형태 작품은 부드러운 무지갯빛과 맥동하는 LED 조명으로 채워져 차분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세계적인 예술 축제 버닝맨(Burning Man)을 위해 처음 제작된 이 작품은 사막의 감성을 담은 평온한 오아시스를 시드니 하버에 구현한다.

▷피아노 산책(Piano Walk)= 시드니 아이맥스 극장 앞마당(IMAX Sydney forecourt)에는 사람을 밟고 걸을수 있는 대형 피아노 건반이 설치돼 어른들, 아이들 모두 즐기는 놀이터가 되었다. 삼성 서울병원 계단 같은 곳에서 밟을 때 소리가 나면 우리가 한번쯤 미소짓게 되는데, 이 S자 모양의 피아노 워크는 길고 크게 만들어져 그런 기쁨을 극대화했다.

특히 아이가 멜로디를 밟으면 아빠가 화음을 넣는 식의 협업 연주가 놀이처럼 전개되는 모습은 참으로 정겨웠다.

피아노 산책


캠벨스코브의 대형 하트


▷무한의 가장자리(The Fringe of Infinity)= ‘무한의 가장자리’는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리에라가 세관 건물의 외벽을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패턴으로 뒤덮는 대형 프로젝션 작품이다. 나선과 벌집 구조 같은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수학, 지각, 자연 세계에 숨겨진 패턴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한다. 음악가이자 사운드 디자이너인 루미네초의 사운드스케이프가 어우러진 이 설치 작품은 명상적이면서도 시각적으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 노르웨이 예술가 아나스타시아 이사크센(Anastasia Isachsen)이 제작한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은 기후 변화의 시급한 현실을 탐구하는 인터랙티브 조명 설치 작품이다.

거대한 원통형 LED 스크린 위로 펼쳐지는 작품은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얼음으로 뒤덮인 빙하 풍경에서 파괴적인 폭풍의 장면으로 변화하며, 환경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노르웨이 작곡가 닐스 페테르 몰베르(Nils Petter Molvær)의 음악이 더 해져, 지구의 미래에 대한 강렬하고 성찰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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