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타기’ 양형기준 만든다…대법원 양형위 ‘10년 내 음주운전 재범’ 기준도 신설[세상&]

대법원 양형위 146차 전체회의서 심의
“국민적 관심 높아져…벌금형도 포함”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양형기준도 수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대법원이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와 ‘10년 내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 범행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별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는 전날 제146차 전체회의를 열고 교통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의 설정 범위와 유형 분류를 심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양형기준이란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뜻한다. 양형기준은 원칙적으로 구속력이 없으나, 법관은 양형기준을 이탈하는 경우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양형위는 교통범죄군의 설정 범위에 10년 내 재범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또는 음주측정방해 처벌 규정을 새롭게 포함하기로 했다. 기존 2회 이상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에 대해 ‘시간제한’ 없이 가중처벌을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지난 2023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새 윤창호법)의 취지를 반영했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음주측정방해 행위 처벌에 관한 개정 조항도 소유형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후 경찰의 음주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는 등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해 음주운전 단속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입법취지를 고려했다. 양형위는 “현재까지 상당한 사례가 축적됐고 법정형이 동일한 음주측정거부의 양형인자와 형량범위 등을 함께 참조해 설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벌금형 양형기준도 포함해 설정하기로 했다.

약물운전 범죄는 이번 설정 범위에서 제외됐다. 양형위는 “시행 이후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며 “약물의 스펙트럼이 넓고, 기본범죄인 약물운전, 약물측정거부가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와 법정형이 다르기 때문에 음주운전 양형기준을 참고해 규범적으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형위는 전날 회의에서 채권추심법·대부업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채권추심법 위반 범죄의 경우 ‘채권추심자의 권리남용 또는 불법행위로부터 채무자의 평온한 생활을 보호하는 입법 취지’와 관련된 처벌 규정(채권추심법 9조 4~7호)을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 새롭게 포함했다.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에 관한 거짓 사실을 알리는 경우(4호) ▷채무자·관계인에게 변제자금 마련을 강요하는 경우(5호)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대신 변제를 요구하는 경우(6호) ▷채무자의 직장 등에서 채무에 관한 사항을 공연히 알리는 경우(7호) 등이다.

대부업법 위반 범죄는 법정형 상향 및 정의규정 개정 등을 반영해 소유형을 ▷중개수수료 수령 ▷이자율 제한 위반 등 ▷불법사금융업 등으로 분류했다. 앞서 ‘이자율 제한 위반행위’는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에서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향됐다.

양형위는 오는 8월 10일에는 제147차 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설정 범위, 유형 분류)과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설정안(형량범위, 양형인자, 집행유예 기준)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