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도 출연배우도 ‘어벤져스’ 급인 KBS2 ‘프로듀사’는 출발부터 기대작이 됐다. ‘별에서 온 그대’(SBS)의 박지은 작가와 이 드라마로 중국 한류의 불을 지핀 김수현이 다시 만났다. 배우 차태현 공효진에 아이유까지 이름을 올렸다. 연출진도 화려하다. 지상파 방송사 최초로 시도되는 예능드라마로, KBS 간판 예능 ‘해피선데이’와 ‘개그콘서트’의 부흥을 이끈 서수민 책임프로듀서(CP),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아이리스2’를 연출한 표민수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단계부터 쏟아진 기대감에 지난 11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는 5개국에서 몰려든 13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배우들은 이 자리가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처음부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누가 캐스팅 되는지 지켜봤다”는 차태현은 “내가 생각한 그림과는 너무 다르게 나왔다”고 말했다. 한류스타 “김수현이 함께 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이유, 공블리(공효진)도 예상 못했죠.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니 마음이 무겁네요.”
특급배우들과 제작진이 만난 이 드라마의 차별점은 철저하게 KBS 예능국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KBS 예능국 PD들에게서 나온 프로그램 기획, 제작과정의 에피소드”가 대본에 묻어났다. 차태현은 KBS 간판예능 ‘1박2일’의 PD로, 공효진은 ‘뮤직뱅크’의 PD로 등장하는데, 허구한 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불려다니고, 시청률 그래프에 목을 매고, 출연자 섭외에 전전긍긍하는 PD들로 완벽하게 이입했다. 또 드라마에는 실제 예능 프로그램 세트장에서 예능PD들이 촬영한 영상이 삽입되고,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명과 PD의 실명이 수도 없이 거론된다. 현실과 극을 절묘하게 오가는 셈이다.
특히 ‘프로듀사’는 이 지점에서 두 가지 포인트를 건드렸다. 하나는 KBS 대표 브랜드 예능인 ‘1박2일’, 다른 하나는 타사로 옮긴 나영석 PD다. 대사가 압권이다. “네. ‘1박2일’ 위기 맞아요.”, “하루에 밥 세 끼 먹는 거 누가 봅니까?”(라준모 PD), “그러고 보면 나영석이 참 잘해. 걔 어떻게 못 데려오나?”(예능국장)
위기를 딛고 일어선 ‘1박2일’ 안에 녹아든 다양한 스토리가 드라마로 옮겨졌고, 타 채널로 이적해 승승장구하는 나 PD를 놓친 KBS의 속내는 세간의 추측과 유머를 더해 녹였다. 공효진은 “실제 상황의 묘사와 실명의 거론, 본인이 출연하는데도 나오는 예능국 안의 뒷담화”를 기대요소를 꼽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기대치를 높인 건 단연 김수현이다. 완벽한 외계인을 연기했던 김수현은 이 드라마를 통해 KBS 예능국의 신입PD가 됐다. “눈치를 그렇게 보는 데도 눈치가 죽어도 없는” 어리바리한 캐릭터로, 전작과는 정반대다. “나를 내려놓고 힘을 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는 김수현은 “방송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스태프의 모습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