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기 위한 마지막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경쟁당국에서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 받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경쟁당국과 양대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는 KDB산업은행까지 여러 이해관계자가 흡족할 만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시장 관심이 쏠려 있다.
외부 변수에 취약한 경영 환경, 지속적인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필요한 항공 운송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된 원매자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경영 실적이 위축되기 시작했고 계약 조건상 인수 후 의무도 요구되는 만큼 새 주인의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되고 있다.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 우협 선정 촉각=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3곳이 참여했다.
이들 3곳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지배주주로 두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최대주주가 개인주주로 변경됐지만 JC파트너스가 2대 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 이번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 역시 JC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의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 재원도 동원될 예정이다.
에어인천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최대주주가 PE다. 각각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 VIG파트너스로 이번에 다른 PE,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아시아나 화물 인수 대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 화물 사업의 새로운 주인은 결국 PE로 압축된 상황이다. 거래 구조상 저비용항공사(LCC)를 앞세우고 있으나 지배주주가 펀드라는 점에서 경영권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려 섞인 평가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환율, 유가 등에 외부 환경에 따라 사이클을 타는 산업으로 지배주주는 불황을 견딜 체력이 필요하다”며 “LCC는 사업 경쟁력이 낮아 자체 유동성 창출에 한계가 있고 펀드인 최대주주에 자금적으로 의존할 수도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수주 경쟁에 운임 하락, 경영 실적도 주춤= 실제로 경영 실적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시아나의 화물 운송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 매출의 70%가 나온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중국발 이커머스 성장세에 힘입어 장거리 노선의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으나 공급자 간 수주 경쟁에 따라 운임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출액은 3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전체 매출 내 비중은 18%를 나타낸다. 2021년 말 팬데믹 특수로 시장 수요가 치솟았을 당시 화물 사업부 매출은 73%를 달성하기도 했다. 운임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배주주는 노후 화물기 대체를 통한 지속적 투자와 영업력 강화라는 해법도 풀어야 한다.
물론 항공 운송 사업의 높은 진입 장벽과 희소성을 고려하면 당장 실적과 무관하게 매물 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연간 조 단위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어 LCC 입장에서는 단숨에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르는 책임도 막중하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새 주인은 기존 임직원의 고용 승계는 물론 근로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대한항공와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 적격 인수자로 인정 받아야 한다. 그만큼 자금력은 기본,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유지할 경영 능력 입증이 필수다.
원매자들 실사 결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순자산가치는 350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사업부 매각 대금이 아시아나로 유입되는 만큼 매도자 측에서 가격 욕심도 내려놓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인수 후 투자도 요구되는 탓에 새 주인의 신규 출자 목표액 역시 사업부 인수 대금 못지 않게 중요한 평가 지표로 꼽힌다. 구체적인 거래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대부분 5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