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교육 외면하고 ‘아들 강사’ 내세운 최현호 교육원장…고용부, 중징계 요구

예산 빼돌려 취업교육 추진…실적 허위 의혹도
노동인권 빠진 교안에 아들·지인 60여 명 강사 위촉
사적 지시·외모 지적 등 갑질 정황까지 확인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노동인권 교육을 방기하고 아들과 지인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최현호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공공기관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데다, 부적절한 사업 추진과 사적 지시,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이 고의적이고 중대하다는 판단에서다.

29일 고용노동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원장은 노동인권과 무관한 ‘청(소)년 취업활성화 교육’을 자의적으로 신설해 이사회나 고용노동부 승인 없이 추진하고, 예산을 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은 예산이 줄고 대상 인원도 축소됐다. 2025년 교육예산 가운데 노동인권교육에 책정된 금액은 전년보다 약 6000만원 감소했고, 교육 인원은 1만명 줄어든 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사업에 투입된 강사 상당수는 교육원장의 지인 또는 지인의 추천을 받은 인물들이었다. 84명의 전문위원 가운데 61명이 인맥을 통해 선발됐으며, 이 중에는 교육원장의 아들도 포함돼 있었다. 노동인권 교육과 무관한 군사학과·안보학 전공 교수 등 비전문가도 다수 포함돼 강의 내용의 전문성 부족 우려가 제기됐다.

교육 실적 역시 신뢰하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학교는 ‘청소년 진로 특강’을 해당 교육 실적으로 보고했으며, 강의 장소나 출결기록조차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출강 강사에 대한 평가나 수료 기준 관리, 실적 보고 체계도 부실하게 운영됐다.

교육원장은 내부 구성원의 문제 제기를 무시한 채 기존 교육부서를 배제하고 측근 중심으로 사업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제도적 근거 없이 외부 협의체에 교육운영을 맡기고, 교재개발 공동연구자 선정에도 지인을 직접 개입시킨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사적 지시와 갑질 정황도 확인됐다. 교육원장은 운전직 직원에게 일요일마다 터미널 마중, 생필품 운반, 세탁물 처리, 이동식 욕조 설치 등을 지시했으며, 해외출장 중인 직원에게는 면세담배 구매를 부탁하기도 했다. 여직원에게는 외모나 복장을 지적하며 “머리를 올려야 출세한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교육원장이 교육기관 본연의 기능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조직 내 신뢰와 윤리를 무너뜨렸다”며, 교육원장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중징계는 해임, 업무배제, 기본연봉 감액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교육원 이사회가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판단하게 된다.

아울러 고용부는 내부강사 활용 비율 미준수, 연구과제 계약 절차 위반, 복무관리 부실 등 기관 운영 전반의 문제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교육원 전체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외부 강의 사후관리 미흡, 채용절차 블라인드 위반 등도 개선 대상으로 지적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은 노동인권 교육이라는 공공기관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번 감사를 계기로 조직 전반에 대한 신뢰를 다시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제가 된 최현호 원장은 국민의힘 충북도당 수석부위원장과 충북도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4월 교육원장에 취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