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최대’ 174조원 日추경 통과…방위비 GDP 2% 조기 달성

고물가 대응에 절반 투입…110조원 국채 발행 불가피
방위·AI·조선에 재정 집중, 재정 악화 우려 속 장기금리 압박


2025년 11월 12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일본 상원(참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 정부가 고물가 대응과 방위력 강화를 핵심으로 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규모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졌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상원)은 16일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안을 가결했다. 규모는 18조3034억엔(약 174조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 이후 최대치다.

지난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우며 이번 추경 편성을 주도했다.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인 8조9041억엔(약 84조9000억원)은 전기·가스 요금 지원과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등 고물가 대응에 투입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해온 ‘위기관리·성장 투자’ 항목에는 6조4330억엔(약 61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조선업 재건과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이 핵심이다. 방위력·외교력 강화 예산은 1조6560억엔(약 15조8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방위 관련 지출만 약 1조1000억엔(약 10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추경으로 일본의 연간 방위비는 약 11조엔(약 105조원)으로 늘어나며, 방위비가 GDP의 2%에 도달하는 시점도 2027회계연도에서 2025회계연도로 앞당겨진다. 닛케이는 “안보 재정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일본 정부는 세수 증가분을 일부 활용하되, 11조6000억엔(약 110조5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금융시장에서 이미 장기금리 상승 압박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재정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 본예산도 120조엔(약 1144조원)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할 계획이다. 재정 확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제도 개혁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임시국회 종료를 앞두고 일본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와 회동했지만, 연정 합의 사항이었던 중의원(하원) 의원 정수 축소 법안은 야당 반대로 이번 회기 내 통과가 무산됐다. 정부는 내년 정기국회에서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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