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산업부 제치고 체코원전 현지 담당 상무관 확보…조직개편 후유증 지속[세종백블]

에너지, 대미투자협상 주요 의제로 부각…기후부 공조 불가피


기후에너지환경부 현판[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지난 10월 에너지기능을 이관받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 건설 수주에 대한 현지 정부 실무자인 주체코 1등서기관(상무관)을 확보했다.

조직개편이후 원전 건설·운영은 기후부가, 원전 수출은 산업통상부가 맡게 되면서 국내 에너지산업 정책과 해외 원전 수출이 이원화된 상황에서 원전 수주 지역인 체코의 상무관을 기후부에서 차지한 것은 산업부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라는 것이 관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한 대미투자협상에서 에너지가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개편의 여파로 정책수행의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22일 관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5일 체코 상무관 등이 포함된 ‘2026년 상반기 재외공관 주재관 정기공모 최종합격자’ 명단을 공지했다.

공모 진행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독일·캐나다·호주 상무관은 기존대로 산업통상부 출신들이 차지했지만 체코·브라질 상무관과 일본 상무관보(2등 서기관)는 기후부 소속이 이름을 올렸다.

체코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설연휴기간 체코를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 국가다. 김 장관의 체코출장에는 체코상무관 출신인 장관 비서실장이 동행해 체코 총리 면담에도 배석할 정도로 산업부는 체코에 대한 애정이 높다.

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됐다. 이후 기후부는 산업부가 맡던 전력, 재생에너지, 원전 산업 육성 및 운영, 수소경제 등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에너지 정책 분야를 관할하고 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및 발전 자회사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도 대거 기후부로 이관됐다.

조직개편이후 ‘자원’을 이름에서 떼낸 산업통상부는 여전히 해외 원전 수출 전략, 석유·가스·석탄 등 자원 산업과 해외 자원 개발 분야를 담당한다. 이에 따라 석유·가스·광물 등을 맡는 자원산업정책국과 원전수출 기능을 담당하던 원전전략국도 기존대로 산업부에서 유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들도 맡는다.

이로써 원전 정책에선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예를들면 한수원을 원전 운영과 관련해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관리를 받고, 건설·해체산업·핵연료 보관·발전 사업에 대해선 기후부 관할을 받고, 해외 수출과 관련해선 산업부 통제를 받아야 한다.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 이뤄진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업무협약(MOU) 중 원전관련 협약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과가 주로 관할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미국 텍사스 AI캠퍼스 원전 건설 및 운영, 우라늄 농축공장 지분투자 등을 포괄하는 중요한 사항으로 ‘미국이 간절히 원하는 사업’을 MOU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전산업정책과는 기후부로 넘어갔다. 한·미 관세협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한·미 원전협력을 맡을 부서를 통상과 관련없는 기후부로 옮긴 것이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대미투자협상의 주요 의제인 에너지 분야는 산업 정책의 유기적 연계가 핵심”이라며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해오면 발전사들이 소화해야하는데, 조직개편이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일괄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기후부와 긴밀히 협의를 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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