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강화 위해 범농협 통합 감사기구 설치
중앙회장 자회사 경영 개입 및 겸직 금지 명문화
조합 경쟁력 강화 등 2단계 개혁방안도 마련 예정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204만명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독립적인 범농협 통합 감사기구를 신설하는 등 ‘농협 지배구조 개혁’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통해 농협의 내부통제와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농협 개혁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관련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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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업협동조합 개혁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번 개혁안은 지난해 농식품부 특별감사와 국무조정실·금융당국 등이 참여한 정부 합동 감사에서 드러난 내부통제 취약성, 인사·경영의 불투명성, 금품선거 의혹 등 농협 운영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협이 본래 설립 목적에 맞게 농업인 소득 증대와 경제사업 활성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농협 조직 전반의 내부통제와 감사 기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을 통합한 독립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새 감사위원회는 중앙회와 조합, 지주회사,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통합 감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별도의 특수법인 형태로 설치된다. 중앙회 준법감시인은 외부 전문가 임명을 의무화하고, 임직원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고발을 의무화하는 등 책임성도 강화한다.
또 금품수수나 횡령 등으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직무정지 근거를 마련하고, 농식품부의 지도·감독 권한도 기존 중앙회와 조합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중앙회장이 지주회사나 자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원칙을 명문화하고, 농민신문사 회장 등 다른 직위와의 겸직도 금지한다. 인사추천위원회 외부위원을 확대해 인사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고 중앙회와 조합의 인사 및 경영 정보 공개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른바 ‘통치자금’ 논란이 제기돼 온 회원조합지원자금(무이자 자금)에 대해서는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사전 보고 제도를 도입한다. 조합과 조합원이 참여하는 ‘농협발전 심의위원회’를 통해 농협 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평가하는 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고질적인 금품선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편도 추진된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약 1100명의 조합장이 투표하는 직선제로 선출되고 있으나, 소수에게 투표권이 집중된 구조로 인해 금품선거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선거제도는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전체 조합원 204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 또는 조합장·이사·대의원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제 등이 검토 대상이며, 지방선거 이전 후속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품선거 근절을 위해 처벌 수준도 강화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과태료를 상향하고, 선거범죄 공소시효도 기존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고 포상금 확대와 조사 협조자에 대한 처벌 경감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개혁안은 농협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개선을 중심으로 한 ‘1단계 개혁’으로 규정됐다. 농협개혁 추진단 공동단장인 원승연 명지대 교수는“농협이 농민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인 중앙회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개선하고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 경쟁력 강화, 도시조합 역할 확대 등을 포함한 ‘2단계 개혁안’도 농협개혁 추진단 논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앞으로 관계부처와 농업인단체, 이해관계자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개혁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라며 “지역조합 중심의 경제사업 활성화 등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농협개혁 추진단을 통해 후속 논의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