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산재 취약사업장 6곳 중 1곳 규칙 위반…영세사업장 ‘안전 사각’

4344곳 점검서 16.4% 위반…온·습도 관리 미이행 최다
‘2시간마다 20분 휴식’ 이행률 92.7%…업종·규모별 격차 뚜렷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긴급 폭염대책 및 택배없는 날 시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폭염기간의 택배노동자 근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온열질환 산업재해가 발생했던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점검한 결과, 폭염 고위험사업장 6곳 중 1곳 꼴로 안전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세사업장을 중심으로 규정 이행률이 낮아 폭염 대응의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폭염 관련 산업안전보건규칙 집행상황 및 개선방안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폭염 고위험사업장 4344곳을 지도·점검한 결과 711곳(16.4%)에서 총 794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76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261곳, 운수·창고업 46곳 등이 뒤를 이었다. 위반 유형은 온·습도계 비치·기록·교육 미이행이 60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체감온도 측정 위반은 45건, ‘2시간마다 20분 휴식’ 미부여는 41건으로 집계됐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은 2765곳 중 470곳(17.0%)에서 위반이 발생했고, 50인 이상 사업장은 1579곳 중 241곳(15.3%)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규모가 작을수록 규정 준수 여건이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다만 논란 끝에 제도에 재포함된 ‘2시간마다 20분 휴식’ 조항은 대체로 현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해당 규정의 이행률은 92.7%에 달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해 9월 29일부터 11월 10일까지 폭염 작업 사업장 200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위반 사업장은 146곳(7.3%)에 그쳤다.

규정 이행률은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초소규모 91.9%, 소규모 92.4%, 중규모 93.8%, 대규모 95.1%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시설관리업(97.2%), 공공행정(95.8%), 도소매업(95.6%), 제조업(91.6%) 등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음식·숙박업은 58.6%에 그쳐 현장 이행이 크게 뒤처졌다.

실제 대응 수준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중·대규모 사업장은 작업시간 조정, 휴게시설 운영 등 체계적인 대응 절차를 갖춘 반면, 소규모 사업장은 현장 여건에 따라 일부 조치만 선택적으로 시행하거나 상황별 대응에 의존하는 등 관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특히 초소규모 사업장은 작업 특성에 따라 휴식 부여가 어려운 경우에도 대체 조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노동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보완에 나선다. 우선 태풍·홍수 등과 함께 공사기간 연장이 가능한 ‘악천후 불가항력 사유’에 폭염·한파를 명시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음식·숙박업, 학교 급식업 등 규정 이행률이 낮거나 근무환경 특성이 반영돼야 하는 업종을 폭염 고위험사업장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고, 민간재해예방기관을 활용한 현장 지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설업·제조업 등 폭염 취약 업종의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동식 에어컨 등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온·습도계와 쿨키트 등 예방 물품 보급도 늘려 현장 대응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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