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중에도 하루 185만배럴 수출
美 한시허가, 이란에 전쟁자금 지원한 꼴
트럼프, 오일머니 끊고 해협통제권 승부수
이란 “군사보복” 경고…호르무즈 ‘일촉즉발’
레바논 남부전선 간 네타냐후 “전쟁 안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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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이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이란의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로이터] |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결렬에 따른 대응으로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란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고, 종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이란산 원유를 제재했던 미국은 글로벌 유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로 이번 전쟁 기간 동안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지난달 20일 미 재무부는 유조선에 실린 채 해상 대기 중이던 이란산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인도와 판매를 30일간 허용하는 일시 라이센스를 발급했다. 이는 미국 뉴욕시장 시간 기준으로 이달 19일 오전 12시1분까지 유효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해당 조치로 전 세계 수요의 하루 반 분량에 해당하는 1억4000만배럴이 시장에 풀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이를 발판삼아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자국산 원유를 판매하는 등 막대한 수익을 확보해왔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이 전쟁 기간 하루 평균 수출한 원유는 185만배럴로, 직전 3개월보다 10만배럴 증가했다. 미국으로서는 이란에 원유수출이라는 숨통을 틔워주며 전쟁 자금을 지원한 셈인 것이다.
이란은 또한 미국과의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선박당 최대 200만달러의 통행료를 받는 대가로 일부 유조선의 통행을 허용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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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은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를 공습해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다. [AFP] |
과거 미군은 1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에서 해상봉쇄를 단행한 적이 있다. 존 F. 케네디 행정부때인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때에도 해상봉쇄라는 표현 대신 ‘해상 격리’를 의미하는 ‘쿼런틴’(Quarantine)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사실상의 해상봉쇄에 나섰다.
해상봉쇄는 전시 또는 준전시 상황에서 해군을 동원해 적국의 군함이나 상선의 통행을 차단함으로써 적국의 보급로를 끊는 조치여서 당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그것을 ‘전쟁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제법적으로도 전쟁행위로 간주된다.
이번에 대(對)이란 해상 봉쇄 카드를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은 단기적인 유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종전협상의 교착국면에서 이란의 주요 자금원을 차단해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확보,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터너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 봉쇄 조치가 “호르무즈 해협 사태 해결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동맹국과 모든 관련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불안이 더 극심해지고 각국 경제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허가로 얻은 자금을 통해 당장의 해상 봉쇄를 버텨낼 수 있는 현금 실탄을 비축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버티기 게임’이 길어질수록 미국측 단기 부담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 함정이 연안 통제권을 쥐고 있는 이란으로부터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며 군사적 보복을 경고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행하기 위해 미 군함이 호르무즈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공격에 나서고, 미국이 재반격에 나설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악화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충돌에는 양국 모두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것임을 미국과 이란 모두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 남부 전선을 직접 방문하며 헤즈볼라를 향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전선 방문은 이스라엘이 외교적 타협보다는 군사적 실질 점령을 통한 안보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방문한 이후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 우리는 그 과업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채널12, 채널13, 공영방송 칸(Kan) 등 이스라엘 3대 지상파 방송도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일제히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