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들통난 ‘흑염소 도축비 짬짜미’…공정위, 과징금 1200만원

“흑염소 가격과 직결된 도축 서비스 담합 적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남 지역에서 흑염소 도축비를 담합한 도축업체 가온축산과 녹색흑염소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김정기 상임위원이 주심을 맡은 소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24년 5월경 도축비 인상을 사전에 합의한 뒤 같은 해 7월부터 이를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도체 지육량 기준으로 기존 도축비를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15㎏ 미만은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28.6%), 15㎏ 이상 45㎏ 미만은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22.2%), 45㎏ 이상 60㎏ 미만은 5만5000원에서 6만원(9.1%)으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두 업체는 가격 인상에 대한 농가와 유통업자의 반발, 공정위 조사 가능성을 의식해 담합 사실을 숨기려 했다. 이 과정에서 가온축산이 각 구간별 가격을 200원씩 낮춰 받기로 별도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시장 반발이 지속되자 녹색흑염소가 구간별로 5000원 인하를 결정했고 결국 담합은 약 한 달 만에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지역에는 이번에 적발된 두 업체만이 흑염소 도축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흑염소 도축장은 총 10곳에 불과하며, 지역별로 1개 업체가 독점하거나 2~3개 업체가 과점하는 구조다. 이처럼 도축장 시장은 신규 설치 시 주민 반대와 시·도지사의 허가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기타 가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의 염소 사육 규모는 46만8996마리로, 이 가운데 전남이 11만472마리로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흑염소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도축 서비스 시장에서의 담합행위를 적발·시정함으로써 사육 농가와 유통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흑염소 육류 가격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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