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2015년에 도입한 제도
“기업도 주주 요구에 답할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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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기업이 주주 요구에 답할 책임을 지는 ‘거버넌스 코드’ 도입이 필요합니다.”
김민국(사진) VIP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3차 상법 개정 이후 첫 주주총회를 치러봤지만 여전히 기업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어렵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주주 요구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설명할 책임을 제도화하는 게 거버넌스 코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설립된 VIP자산운용은 저평가 기업에 장기 투자해 기업가치 개선을 추구해 온 가치투자 운용사다. 최근에는 ‘우호적 행동주의’를 통해 기업 변화를 직접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주주총회 현장에서 확인됐다. VIP자산운용은 불합리한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며 제도 변화와 한계를 동시에 경험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2093개사로 전체 2478개사 가운데 84.5%를 차지했고, 전자투표 도입 기업도 1605개사로 64.9%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이전과 비교하면 진전된 부분은 있다”면서도 “지배주주 중심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동차 부품업체 대원산업 주주총회의 사례를 언급했다. VIP자산운용은 집중투표제 배제와 낮은 배당 정책에 반대했지만 최대주주 측 지분이 60%를 넘어서면서 주요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그는 투자자와 기업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자본시장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와 감시 역할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중심으로 운영된다. 반면 기업은 주주의 요구에 응답할 의무가 없다.
그는 거버넌스 코드 도입과 관련 일본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은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뒤 2015년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함께 도입했다. 김 대표는 “제도 도입 당시 일본 금융청은 이 두 코드를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했다”며 “투자자가 밀고 기업이 응답해야 시장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동주의를 대립이 아닌 변화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김 대표는 “행동주의는 회사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과정”이라며 “주주가 목소리를 내고 기업이 이에 답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시장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돌아봤을 때 기업을 흔든 사람이 아니라 기업이 바뀌는 데 기여한 투자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하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