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싼 집부터 판다’ 현실로…다주택자 매물 거래, 노원구가 강남구 2배 [부동산360]

서울시 3월 실거주 유예신청 건수 분석
다주택자 세 낀 매물, 노원이 146건 최다
“세금보다 자산가치” 강남선 매물회수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월 한 달간 다주택자 매물이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노원구로 나타났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예고하며 매물 출회를 유도한 결과, 고가주택보다 중저가주택을 먼저 판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시를 통해 확보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에서는 총 146건의 다주택자 매물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강남구(78건)의 약 2배 수준으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송파구(129건), 서초구(45건), 용산구(15건)의 수치를 크게 상회한다.

이 수치는 서울시가 각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토지거래허가 대장상 실거주 유예 신청 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사실상 다주택자의 ‘세 낀 매물’ 거래건수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집주인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전 다주택자의 퇴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다주택자의 세 낀 매물을 사는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 때까지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정부가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자,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을 예상했다. 고가 주택일수록 양도차익이 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도 압력이 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주택자의 매물은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에서 활발히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수요층이 두터운 외곽지역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빠르게 소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원구를 비롯해 성북구(78건), 강서구(62건), 영등포구(59건), 구로구(58건) 등이 다주택자 중과 대상 거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장에서는 세 부담만으로 다주택자 매도 심리를 자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중개업을 하는 양석영 백마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보다)미래 자산가치 상승을 고려해 매도를 아예 고려하지 않았던 다주택자도 상당수”라며 “매물을 내놨다가도 마음을 바꿔 다시 회수한 집주인도 20~30%에 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매물 출회 유도 정책 효과보다 수요 측면이 실제 거래 성사에서는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세제 개편을 통한 보유세 추가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 등 각종 추가 압박 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전세난·가격 접근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외곽지역의 주택 거래를 밀어올렸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들이)자산 포트폴리오상 중요도가 높은 주택은 끝까지 보유하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주택부터 먼저 처분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곽지역은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까지 더해지며 매물이 더 원활하게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또 “오히려 노원구 등 외곽지역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을 샀더라도 이전보다 오른 가격에 매수한 수요자들 사이에 이른바 ‘상투’ 우려도 일부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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