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2선 후퇴·사퇴론에도 ‘버티기’…“성과로 평가 받겠다”

지지율 저조·지방선거 패배 위기
당내 ‘장동혁 패싱’ 분위기 팽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거론되는 퇴진 요구에 대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 교체 요구 대신 ‘장동혁 지도부 패싱’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2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 지지율이 전날 1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최근 다른 여론조사 추이와는 조금 결이 다른 결과였다”며 “우리 내부 여러 갈등으로 인해 힘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지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과 관련해 제 거취 내지는 사퇴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지방선거 40일을 앞둔 시점에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을 진정 다하는 것인지, 진정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의 언급에는 ‘고민’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으나 실제 사퇴나 2선 후퇴를 염두에 두는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장 대표로선 아직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은 만큼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전날에는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당내 인사 등을 겨냥해 해당 행위를 할 경우 강력 조치하겠다고 공개 경고를 했다.

그는 이날도 자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힌 친한계 진종오 의원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며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내에선 친한계와 비당권파를 위주로 사퇴 내지 2선 후퇴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친한계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과 후보를 위해 2선 후퇴든 사퇴든 결단할 수 있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 대단히 전향적인 태도”라면서 사실상 ‘사퇴 결단’으로 규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표 자리를 고수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아니라는 대표 주변의 충정 있는 분들의 이야기도 있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전날 밤 TV조선에 출연해 “우리 당이 생긴 이래 최저 지지율 15%가 나왔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본인이 어떤 책임이 있는지 밝히고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자숙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장 대표를 압박했다.

앞서 중진인 주호영 의원,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 등도 장 대표에 사퇴 내지 2선 후퇴를 요구한 상태다.

반면, 장 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각 지역 후보들은 독자 선거 대응으로 지도부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길어야 5월 14일(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이 장동혁 지도부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며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고 나면 16개 시도당에서 편성한 선대위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 지도부를 (향해) 사퇴하라는 여론이 크게 일지 않는 것은 이미 지도부의 권위가 소멸한 상태이기 때문에 5월 14일까지 그냥 놔두자는 분위기들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지사 후보인 김태흠 지사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이 식물인간 상태”라며 중앙당과 별도의 지역 선대위를 꾸리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지지율이 반전 모멘텀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더 커질 전망이다. 장 대표 측 내부에서도 위기 상황이 지속하자 ‘2선 후퇴’가 언급되고 있다.

장 대표의 최근 방미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것도 악재다. 장 대표가 최근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났다고 출입기자단에 고지했으나, 미국 측이 ‘사라 로저스 공공외교 담당 차관의 비서실장인 개빈 왁스’라고 정정하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외교관 출신의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미 국무부 차관 비서실장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와 현안을 논의할만한 급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당내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긴급 면담을 내세워 귀국까지 미뤘던 장 대표의 방미는 대국민 기만극으로 끝났다”며 “즉각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하라”고 썼다.

배 의원은 “만약 거짓말로 당비를 사용해 실체 없는 방미를 열흘간 했다면 당무감사 건”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방미 논란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정치는 장동혁의 정치도 아니다”라며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 방미에 대해서도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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