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도 퇴출도 험난…밸류업 성장통 [H-EXCLUSIVE]

진통 겪는 K-증시 ‘다산다사’
거래소, 제일바이오 판결 불복 항소
항소심 따라 향후 소송이어질지 주목
IPO, 1~4월 전년比 절반수준 불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초 6600 돌파


코스피가 27일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 무산에도 1분기 실적 기대감에 장 초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57.97포인트(0.90%) 상승한 6533.60으로 출발했다. 장중 지수는 6615.18까지 치솟으며 6600선 돌파, 지난 23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6557.76)을 넘어섰다. 이날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사상 최초로 6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임세준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 제일바이오의 상장폐지 결정 무효 소송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립 70년 역사상 거래소가 상장폐지 무효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는 불과 세 차례뿐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거래소가 상장폐지 관련 가처분 승소 후 본안에서 패소한 건 이번이 최초이다.

최근 당국은 국내 증시 벨류업 차원에서 ‘다산다사(多産多死)’ 정책을 시행,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첫 6000조를 돌파하고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관련기사 3·10면

이에 중장기적 질적 성장을 꾀하고자 ‘다산다사’를 통한 국내 증시 벨류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성장통이다. 제일바이오 사례를 비롯, 향후 상장폐지를 둘러싼 줄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한국거래소도 항소심까지 강행하며 법적 공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폐지 정당성을 두고 항소심 결과에 업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도 전년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27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제일바이오가 제기한 ‘상장폐지결정 무효 확인소송’의 1심 승소 판결에 대해 항소를 결정하고, 지난 2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3년 횡령·배임 사실 공시 등을 사유로 제일바이오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후 개선 기간 등을 부여했으나 경영 정상화가 미흡하다고 판단, 지난해 4월28일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후 제일바이오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같은달 29일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신청을 냈고, 이어 지난해 6월16일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소송도 잇달아 제기했다.

당초 가처분 신청 단계에서는 법원이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고, 이에 거래소는 올해 2월 제일바이오 주식 정리매매에 돌입했다.

하지만 본안에서는 법원의 판단이 뒤집혔다.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거래소가 가처분 승소 후 본안에서 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등을 고려할 때 상장폐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자산 총계 329억원 가운데 현금·예금 등이 약 161억원에 달해 유동성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상장폐지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전직 임원들의 횡령·배임 혐의가 올해 초 모두 무혐의 처분된 점을 들어 상장폐지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번 제일바이오의 경우 실질심사에 의한 상장폐지가 아녀도 이미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상장폐지 사유에는 형식적 상장폐지와 실질심사에 의한 상장폐지가 존재한다.

제일바이오의 경우, 두가지 모두 해당됐으나 실질심사에 의한 상장폐지로 이미 상장폐지 절차를 거치고 있었기 때문에 형식적 상장폐지 절차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바이오는 2023년,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 모두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며 “다시 상장 심사 절차를 거친다 해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6000조원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이 5354조3616억원, 코스닥시장과 코넥스 시장은 각각 673조9679억원, 3조638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는 53.66%, 코스닥은 30.08% 상승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6600선까지 돌파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28만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2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 넘게 상승했다.

김지윤·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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