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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주 멘톤 가스 공장의 항공 사진.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달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겠다는 와중에, 아부다비 국영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XRG는 미국의 천연가스 사업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로 에너지 공급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아부다비 국영 석유공사(Adnoc)가 미국 내 천연가스 사업의 수직 계열화 완성을 위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UAE가 이웃이자 미묘한 경쟁 관계에 있던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벗어나, 미국에 한층 밀착된 행보를 보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부다비 국영 석유공사의 해외 투자 부문인 XRG는 미국 내에 수직 계열화된 가스 사업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검토중이다. XRG의 신임 최고투자책임자(CIO) 나미르 시디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가스 사업 구축을 위해 29가지의 잠재적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시디키 CIO는 “우리의 목표는 상품 노출을 다변화하는 것이며, XRG 사업은 가스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가스 채굴부터 파이프라인과 처리 시설 보유, 가스를 선박에 싣기 위한 액화 시설,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최종 목적지 국가의 재가스화 시설과 파이프라인까지 소유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미국의 가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배 지분 인수, 시추 합작 투자, 소수 지분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이란 전쟁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디키 CIO는 “미국의 에너지 가치 사슬에 수백억달러 투입하겠다는 그룹의 약속은 확고하다”며 “적절한 수익 기대치를 충족하는 경우에만 그렇게(투자) 할 것이지만, 미국은 우리가 대담하게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XRG는 이미 텍사스주 리오 그란데 LNG 플랜트의 지분을 보유하며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미국 가스산업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국영 기업의 포부는 UAE의 OPEC 탈퇴와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UAE의 OPEC 탈퇴는 오일 카르텔을 좌우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패권이 저물고, 증산으로 유가를 낮추길 바라온 미국이 승리한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UAE가 사우디가 정해온 질서를 거부하고, 미국과의 산업·안보 유대를 돈독히 하는 쪽으로 입장을 돌렸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무차별 폭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중동의 동맹국들은 확전을 피하기 위해 대응을 자제했고, 도움을 준 것은 미국이었다는 UAE의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UAE가 미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22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UAE에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외교·안보 분야에서 UAE와 미국의 밀착 행보는 향후 더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