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제정신 돌아올 줄 알았다”…‘한국 사위’ 호건, 정계 떠나 초당파 실험

메릴랜드 전 주지사, 워싱턴칼리지에 리더십 연구소 설립
“반트럼프 기대 빗나가”…온건보수 한계 인정
중간선거 계기 트럼프 장악력 균열 가능성도 언급

한국계 아내를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한국계 아내를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정계를 떠난 뒤 초당파 리더십 연구소 설립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된 공화당 내부에서 설 자리를 잃은 온건보수 진영이 정치권 밖에서 새로운 영향력 구축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호건 전 주지사는 메릴랜드주의 인문대학인 워싱턴 칼리지에 ‘호건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초당파 리더십 교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호건은 2015년부터 8년간 메릴랜드 주지사를 지냈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했지만, 2020년과 2024년 대선 국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둔 ‘온건파 공화당원’으로 분류됐다.

호건은 인터뷰에서 과거 자신이 공화당 내부에서 반(反)트럼프 움직임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오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화당이 결국에는 제정신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정말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호건은 강성 친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4년 메릴랜드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고, 올해 초에는 주지사 3선 도전 가능성까지 접으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WP는 호건의 정치적 한계를 두고 “민주당 지지층에는 지나치게 공화당 성향이었고, 트럼프 지지층에는 충분히 공화당답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도보수 노선이 현재 미국 양당 구도 속에서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호건은 향후 중간선거가 공화당 내부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거나 소셜미디어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공화당이 의석을 잃을 경우 “더 많은 정치적 용기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내 ‘네버 트럼프’ 진영 일각에서는 호건의 시도가 이미 패배한 정치 실험이라는 냉소적 시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 연속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상황에서 온건보수 노선이 당내 주류가 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반트럼프 성향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전 공화당 전략가 팀 밀러는 “네버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미래 비전에 대한 견해가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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