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는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
중기 채무상환 능력 악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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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이 올해 중소기업을 대신해 갚아준 빚이 지난달 이미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금은 지난달 누적 기준 최근 10년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 속에 중동발 인플레이션 충격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들의 채무 상환능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난달 기준 기술보증기금(직접 보증)과 신용보증기금(일반 보증)의 올들어 4월까지 누적 대위변제금은 각각 5312억원과 7407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관의 대위변제금을 합치면 1조271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1~4월 누적)으로 비교하면 2016년(7530억원)대비 5189억원이 증가했으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1조2909억원)와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슈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다.
대위변제금은 보증받은 기업이 은행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기업을 대신해 은행에 빚을 갚아준 금액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보증을 제공하고 기술보증기금 역시 기술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위변제금이 늘어날수록 이들 보증기관도 건전성 압박을 받는다. 특히 기보와 신보의 주요 재원이 정부 출연금인 만큼 대위변제금의 증가는 국가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금은 지난달 누적 기준 최근 10년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월 누적 기준 10년 전인 2016년(4867억원) 대비 2540억원이 증가했으며 지난해보다도 59억원이 늘었다. 신보가 중소기업 대신 갚아준 빚은 2022년(3046억원), 2023년(4395억원), 2024년(6800억원) 등 매년 증가일로다. 기술보증기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기술보증기금의 대위변제금은 2022년(1814억원), 2023년(3243억원), 2024년(4402억원), 2025년(5561억원) 등 매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월별 대위변제금을 살펴보면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1월 1687억원, 2월 1304억원, 3월 2404억원, 4월 2012억원으로 중동전쟁이 시작되면서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나프타 대란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지난 3월 대위변제금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보증기금의 대위변제금은 1월 1387억원, 2월 1252억원, 3월 1310억원, 4월 1363억원을 기록했다.
사고기업도 늘고있다. 사고기업이란 보증을 받고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으나 빚을 제때 갚지 못한 기업을 말한다. 신용보증기금의 사고기업 수는 2022년 4993개에서 지난해인 2025년에는 8748개로 늘어났다. 기술보증기금의 사고기업은 2022년 2841개에서 지난해 490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올해 4월까지 사고기업 수도 벌써 각각 2897개, 1555개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는 매주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피해·애로 접수는 834건으로 전주 대비 35건 늘었다. 중소기업들은 물류비와 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원료난으로 수급 경쟁을 하면서 원자재는 50%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라, 이젠 회사의 존폐 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65%로 전달 대비 0.0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대기업 연체율(0.08%)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소기업 특화 은행인 IBK기업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98%로 직전 분기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은행 기업대출의 80% 이상은 중소기업 대출이다.
이와 관련 허 의원은 “중동전쟁 장기화와 환율·물가 충격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의 유동성 방파제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라며 “전쟁과 공급망 충격의 부담을 개별 기업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긴급 유동성·보증·금리 지원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부애리 기자





